출처 = 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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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AI)·디지털 헬스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전자 박람회인 CES 2025에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상을 휩쓸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5 혁신상 수상 결과에 따르면, 총 363개의 혁신상 중 162개(12.27. 기준)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특히 이 중 76.5%(124개)는 국내 중소기업(5개)과 스타트업(119개)이 수상해 한국의 혁신 기술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및 벤처기업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혁신상

CTA는 매년 기술성, 심미성, 혁신성이 뛰어난 전 세계의 신규 혁신제품을 평가해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시상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기업에는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 Awards)을 수여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국내 AI·디지털 헬스 스타트업 기술력

수상 분야를 살펴보면, AI와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각각 18개와 17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강세는 향후 한국이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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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작년에 이어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이번 CES 2025에서 선보이는 AI 관련 제품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들이 참여해 다양한 최첨단 AI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국내 스타트업 고스트패스의 '온디바이스 생체인증 결제솔루션'이 핀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솔루션은 온디바이스 기반 AI 분석을 통해 보안성을 강화하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의 생체정보를 중앙서버(클라우드)나 별도의 장치가 아닌 본인의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인증요청 장치에서 인식된 사용자의 생체정보와 원격으로 확인한다.

고령층과 언어장애인을 위한 AI 목소리 솔루션 '블링스'(BLINGs)를 개발한 브레인데크는 접근성 및 에이지테크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기존 음성 기술이 정상인의 음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블링스는 고령층이나 인지장애, 후천적 기능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음성을 활용해 큰 호평을 받았다. 블링스는 AI를 통해 어눌한 목소리를 인식하고, 이를 정상적인 목소리로 변환해 언어 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자가 개선을 크게 향상시킨다.

브레인데크는 이번 수상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현지 기업들과 협력해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비바이노베이션의 생성형 AI 기반 내시경 솔루션 '킨닥엔도'(KINDOC Endo)는 AI와 인간안보 두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AI와 의료기술의 융합을 통한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킨닥엔도는 대장내시경 및 위내시경을 위한 최초의 생성 AI 솔루션으로, 종양을 발견하고 분석해 실시간으로 의사와 상호작용한다. 보건복지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국립대학교병원에서 제공한 150만 장의 고품질 내시경 이미지를 학습했으며, 이는 기존 모델이 20만 개 미만의 이미지로 훈련된 것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디지털 헬스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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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는 CES에서 꾸준히 주목받는 혁신 분야로, 이번 CES 2025에서 AI와 함께 메인 테마로 선정됐다. 팬데믹 이후 병원 중심의 헬스케어 방식에서 탈피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애플, 삼성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실시간 심박수, 혈압, 혈당 측정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은 차별화된 디지털 헬스 기술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지브레인의 '핀스팀'(Phin Stim)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핀스팀은 파킨슨병과 간질과 같은 신경학적 질환에 대한 치료를 재정의하는 획기적인 무선 신경 임플란트다. 뇌 표면에 부착하는 '핀스팀' 자극을 활용해 실시간 뇌파 모니터링과 뇌 피질에 직접 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하며, 무선 통신 기술을 적용해 뇌 조직 침습을 최소화하고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이번 CES 2025에서는 국내 슬립테크(수면기술) 스타트업들이 혁신상을 대거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먼저, 텐마인즈는 AI 시스템이 탑재된 스마트베개 모션필로우로 지난해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고도화 모델인 'AI 모필'(AI mopill)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텐마인즈는 CES 혁신상 누적 5회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AI 모필은 수면 중 고개를 움직여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주는 수면 가전으로, △35dB 수준의 저소음 기술 △무전자파 △앱을 통한 수면 데이터 분석 및 관리 시스템 △특허받은 C-커브 모양의 디자인 등의 특징을 지닌다. 모션필로우 기능을 한층 강화해 내장 에어백을 기존 4개에서 5개로 늘렸으며, 무드 램프와 혈중산소포화도 및 BMI 측정기기와의 연동 기능도 추가했다.

뇌질환 진단·치료 전자약 플랫폼 운영 스타트업 리솔은 '슬리피솔 라이트'(Sleepisol Lite)로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슬리피솔 라이트'는 헤어밴드 형태의 수면관리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기존 슬리피솔의 핵심 기능만 탑재한 모델이다. 무게가 33g에 불과해 휴대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며, 인체에 무해한 미세전류 자극으로 뇌 노폐물을 제거하고 호르몬 생성 기능을 개선해 수면 관리를 돕는다. 회사에 따르면 슬리피솔에 사용된 경두개 교류 자극은 서울대학교 병원이 불면증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유의미한 수면, 불안, 우울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외에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자동 수면 추적 태블릿 '슬립보드'(SleepBoard)로 AI와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슬립보드는 실시간 수면 추적 AI 기술을 활용해 수면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 홈 기기와 연동해 수면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한다. 사용자가 잠에서 깨면 AI 동반자가 선호하는 채팅 앱을 통해 개인화된 아침 메시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