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누리호 핵심 부품 공급사 비츠로넥스텍이 적자 상태에서도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에 성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츠로넥스텍은 상장 첫날, 공모가(6,900원) 대비 85.7%오른 12,81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0,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회사의 기술평가 등급은 A·BBB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누리호 참여 실적 등 기술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수요예측(1015.93대 1)과 공모청약(762.23대 1)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투자기관 2,239곳 중 96.9%는 희망밴드(5,900~6,900원) 상단 이상을 신청가격으로 제시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기술평가 과정에서 "수주 기반 사업 특성상 수익성 확대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으나, 회사는 국가 전략과제 수행을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과 글로벌 인증을 기반으로 매출처를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병호 대표는 "우주항공과 핵융합 등 참여 산업이 성장 국면에 들어선 만큼 비츠로넥스텍은 첨단 과학기술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츠로넥스텍 사업 분석

출처 = 비츠로넥스텍 IR Book
출처 = 비츠로넥스텍 IR Book

비츠로넥스텍은 2016년 비츠로테크의 특수사업부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으로, 우주항공, 핵융합에너지(인공태양), 플라즈마, 가속기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수주 기반 사업 구조와 높은 연구개발비로 인해 단기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2027년 흑자전환과 외형 확대를 목표로 기술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주항공

비츠로넥스텍은 물적분할 이전부터 25년간 한국형발사체 개발 시제품 사업에 참여해 기술력을 축적했으며, 차세대 발사체 대응 핵심 기술과 3D 적층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적용하는 1, 2, 3단 엔진의 연소기, 가스발생기, 열교환배기시스템, 극저온유연배관을 개발·공급했다.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과 민간 발사체 시장 확장을 추진하고 독자적인 엔진 개발을 통해 민간 상업 발사체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비츠로넥스텍의 전체 매출 중 약 60%가 우주항공 사업에서 발생했다.

◆핵융합에너지

비츠로넥스텍은 한국형 핵융합연구로(KSTAR) 및 유럽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함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 발전 관련 핵심 장치들을 제작했다.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핵융합 반응을 생성하는 가열장치와 진공용기 내부를 보호하는 텅스텐 디버터(플라즈마 대항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전세계 4개뿐인 플라즈마 대면부품 기업 중 하나로, CFS(미국), ENEA(이탈리아), UKAEA(영국) 등 글로벌 고객사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또한 회사는 미래 핵융합로의 소형화 및 고출력화 추세에 맞춰 30% 이상 높은 열부하를 견딜 수 있는 냉각 기술, 고성능 소재 개발, 첨단 제작 기술 등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핵융합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다.

◆플라즈마

비츠로넥스텍은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존재하는 물질의 네 번째 상태인 플라즈마를 활용해 다양한 환경 및 산업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고온 플라즈마 시스템을 통해 원전 폐기물 및 비원전 분야의 산업 폐기물(폐금속 추출, 음식물 폐기물 처리, 폐플라스틱 유화)을 안전하게 처리하며, 메가와트(MW)급 토치 시스템을 적용한 방사성폐기물 감용, 음식물·유기성 폐기물 자원화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100kW~1MW급 용융설비를 납품한 바 있으며, 고리 1호기 원전 해체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회사는 현재 극초음속 비행체 성능 시험용 고온 풍동장치, 극한 환경용 냉각 외피 및 기밀소재 시험 설비 등 국방·우주 분야의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가속기

가속기 사업 분야에서는 입자 가속 장치 및 고주파 에너지 전송·분배 장치를 제작하고 있다. 10MW급 클라이스트론 등 가속기 핵심부품의 국산화율 80% 이상을 확보해 국내 운영 중인 모든 가속기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납품 실적으로는 X-FEL 4세대 방사광가속기(포항), RAON 중이온가속기(대전), KOMAC 양성자가속기(경주) 등이 있다.

향후 비츠로넥스텍은 비파괴 검사 및 의료용 가속기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회사는 국내외 기업과 암 치료기, 반도체 비파괴 검사장비 등 고에너지 응용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비츠로넥스텍 자금 사용계획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비츠로넥스텍은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303.5억 원(순수입금)을 연구개발비, 생산시설 증설 등에 투입한다. 특히 우주항공과 가속기 사업 부문의 개발 인프라를 강화하고,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 중 122.7억 원은 시설자금으로 배정했다. 사업과 연관된 지역(대전, 오창, 고흥)에 제2공장을 신설하고 조립공정 자동화 설비 등을 도입해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을 이룬다는 목표다. 회사는 현재 제2공장 건설 지역으로 우수 대학과 연구소가 밀집돼있는 곳을 검토하고 있다.

운영자금으로는 94.8억 원을 사용한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며, 이 중 60% 이상은 연구개발 인건비 및 시제품 개발을 위한 외주가공비, 원재료 구매 비용에 집중 투자한다. 주요 연구 과제는 소형 발사체 엔진 개발, 차세대 발사체 시험 설비 구축 등이다.

86억 원은 채무상환에 활용한다. 11월 기준 회사의 전체 차입금은 약 272억 원으로, 올해 39.5억 원, 2026년 46.6억 원을 각각 갚을 계획이다. 2027년까지 남아 있는 차입금은 향후 매출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충당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