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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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단연 'SDV'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자동차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의 약자로, 차량의 모든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되고 제어된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는 기능 추가나 개선을 위해 물리적인 부품 교체가 필요했지만, 'SDV'는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SDV 시장 급성장 동력은 '대규모 투자'... 현대차, 2026년 모든 차종 SDV로 전환

현재 SDV 시장은 초기 단계로 시장 규모는 조사 기관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10~3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는 전 세계 SDV 시장 규모가 지난해 2,13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2,376억 달러로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프레시던스리서치는 지난해 508억 달러에서 2034년 약 3,010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19.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는 커넥티드 및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 환경친화적인 차량에 대한 관심, 안전 기능에 대한 필요성 대두 등이 꼽혔다. 이와 더불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SDV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대표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3,000억 원을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2024년 20조 4,000억 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규모이며, 주요 투자항목은 △연구개발(R&D) 11조 5,000억 원 △경상투자 12조 원 △전략투자 8,000억 원으로 구분된다.

이 중 연구개발 투자는 SDV를 비롯해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2026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 행사를 열고, 차량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SDV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18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이 일환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42dot)을 SDV 전환의 중심축으로 삼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조 2,500억 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CES 2025에서도 빛난 SDV... 삼정KPMG "올해 CES 핵심 키워드는 SNAKE"

삼정KPMG는 10일 'CES 2025로 본 미래 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하며, CES 2025의 핵심 키워드를 'SNAKE'로 정리했다. SNAKE는 각각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네트워킹(Networking), 인공지능(AI), 키네틱(Kinetic), 에너지(Energy)를 의미한다.

특히 삼정KPMG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와 차량 제어 콘셉트를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술을 선보이면서 SDV 등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이 주목받았다고 평가했다.

◆CES 2025 속 국내 기업들의 SDV 혁신

▲CES 2025에 전시된 아이오닉 9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CES 2025에 전시된 아이오닉 9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이번 CES에서 현대차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연결한 SDV 모델 아이오닉 9를 선보였다. 자동차에 다양한 제품을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 솔루션인 스마트싱스를 구현해 모빌리티와 IT의 이상적인 결합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현대차는 '카투홈'(차량에서 집을 제어하는 기술), '홈투카'(집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 등의 기술을 소개하며 관람객들에게 아이오닉 9에 탑승해 해당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SDV와 스마트폰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라며 "차량을 이용하는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과 끊김 없이 연결하고,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손쉽게 제어하는 것을 넘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ES 2025에 전시된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출처 = LG이노텍)
▲CES 2025에 전시된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출처 = LG이노텍)

LG이노텍은 모빌리티 단독 테마로 전시를 기획하고, 독보적 센싱,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이 돋보이는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을 실물로 공개했다. 공개된 제품에는 차량 실내용 고성능 인캐빈(In-Cabin) 카메라 모듈, AD(자율주행)·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용 센싱 부품, 5G-V2X 통신 모듈,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CES 2025에서 최초 공개된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500만 화소급 RGB(Red, Green, Blue)-IR(적외선) 겸용 센서를 장착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졸음운전을 방지하고 보조석 및 2열 탑승자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제품이다.

또한 회사는 SDV 시대에 대응해 차량용 커넥티비티 제품인 ‘AP 모듈'도 선보였다. 이 모듈은 자동차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으로, 차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LG이노텍은 전장부품 사업 포트폴리오에 차량용 AP 모듈을 새롭게 추가한 바 있다.

문혁수 대표는 "LG이노텍은 CES 2025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 및 기술을 지속 선보이며, 모빌리티 부품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CES 2025에 전시된 LG전자 콘셉트 차량 (출처 = LG전자)
▲CES 2025에 전시된 LG전자 콘셉트 차량 (출처 = LG전자)

LG전자는 전시장 내에 비전 AI 기반의 콘셉트 차량을 설치하고, AI 기반의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를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차별화하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콘셉트 차량에서는 관람객들이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인캐빈 센싱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솔루션은 AI와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을 감지하는 기술로,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 등을 기반으로 실시간 심박수 측정, 졸음 감지, 안전벨트 착용 여부 인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LG전자는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AI 홈을 차량으로 확대한 이동식 맞춤 공간도 전시했다. 해당 공간은 LG전자의 가전과 AI 홈 허브인 'LG 씽큐 온'을 활용해 조성됐으며, 생성형 AI가 적용된 씽큐 온을 통해 차내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탑승자와 대화하면서 각종 기기를 최적 상태로 제어한다.

◆CES 2024부터 시작된 SDV 혁신 기술의 향연

출처 = LG전자
출처 = LG전자

SDV는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SDV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통해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핵심 기술을 발표했으며, 폭스바겐은 생성형 AI인 '챗GPT'를 통합한 차량을,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생성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가상 어시스턴트를, 혼다는 SDV 전기차 모델인 혼다 시리즈를 소개했다.

또한 LG전자는 SDV 전환을 위한 차별화 솔루션 'LG 알파웨어' 공개를 통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재정의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LG 알파웨어는 △고화질·고음질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플레이웨어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 등을 활용해 운전석 앞유리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나 중앙 패널 등 다양한 화면에 운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메타웨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AI 알고리즘과 전자 제어장치,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운전자와 승객의 행동을 분석해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차선 이탈 방지 등 주행을 돕는 비전웨어 △기존 차량 OS(운영체제) 성능을 강화하거나 새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베이스웨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서 개발자를 돕는 옵스웨어 등을 포함한다.

[이슈+] 현대차그룹, 삼성전자에 이어 엔비디아와 협력... SDV 전환 가속화에 슈어소프트테크 주가 '강세'

출처 = 현대차그룹
출처 =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 혁신을 위해 다양한 공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CES 2025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IT를 결합한 SDV 차량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SDV, 로보틱스 등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개발 툴과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지능화된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차량 품질과 제조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GSO 본부장 김흥수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혁신들을 내실화하고 가속화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SDV 전환 본격화에 슈어소프트테크 주가 급등

출처 = 슈어소프트테크
출처 = 슈어소프트테크

현대차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슈어소프트테크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슈어소프트테크의 2대 주주로, 7.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슈어소프트테크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 급등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상승세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전 거래일인 10일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약 24% 상승하며 5,000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주가 강세는 슈어소프트테크의 매출 증가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SDV 차종 확대로 각종 제어기 소프트웨어 검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대차의 주요 고객사인 슈어소프트테크의 매출 전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소프트웨어(SW) 자동화 검증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차량용 SW 검증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자동차 제어기 시험검증 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왔으며, 코드 검증, 시스템 검증, 미래 기술 검증, 빅데이터 및 AI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