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스타트업이 벤처투자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시스템반도체, 로봇, 이동수단(모빌리티), 클라우드·네트워크, 우주항공, 친환경기술, 양자기술, 생명(바이오), 차세대 원전 등 첨단기술 분야의 창업기업을 일컫는다.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3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신규 투자액이 지난해 동기(2조 2,524억 원) 대비 19% 늘어난 2조 6,75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AI, 클라우드, 우주항공 등 469개(QoQ +54%) 딥테크 기업이 1조 2,447억 원(QoQ +80%)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전체 신규 투자액의 47%의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AI 분야 투자가 447% 급증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고, 클라우드(198%), 우주항공(156%), 친환경 기술(152%) 등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대규모 투자유치도 상당 부분 딥테크 스타트업에 의해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 중 1,000억 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은 모두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리벨리온·딥엑스)하거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언어모델(LLM)을 개발·공급(업스테이지)하는 딥테크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전략 강화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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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장 잠재력을 갖춘 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됐던 기업 1,471개 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22~2024년) 정부의 대표적 스타트업 지원사업인 TIPS(투자연계형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 등에 선정된 기업 약 80%가 딥테크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벤처투자 시장 내 딥테크 분야의 비중(투자규모 기준 4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딥테크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기부는 이달 '초격차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성장 전략'과 글로벌 창업허브 '한국형 스테이션 F 조성계획'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초격차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성장 전략(7월 10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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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내 AI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초격차 AI 스타트업 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이 전략은 총 4개의 전략 과제로 구성됐다.

첫째, 고성장 AI 5개 분야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sLLM(경량화 언어모델)과 AI반도체 개발 팹리스 스타트업을 선발해 상용화, 제품 검증, 스케일업 등을 지원한다. 또한 제조, 헬스케어, 콘텐츠 등 3대 유망산업의 AX(AI 전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AI 공정 솔루션 기술 고도화, 기술이전 촉진, 데이터 수집 비용 지원 등을 제공한다.

둘째, 국내 시장 수요를 활용한 성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지역 특화 제조인공지능센터를 기반으로 AI 스타트업과 AI 기술 수요기업을 매칭하고, AI 스타트업 기술을 공공기관이 구매할 수 있도록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등록할 예정이다.

셋째, 글로벌시장 진출을 촉진해 성장 동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딥테크 스타트업의 해외 유명 학회 및 전시회 참여를 유도해 구매자(바이어) 발굴, 수출 계약 등 해외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EU 규제법(2026년 시행) 등 주요국의 AI 규제 기반 국제 인증과 인허가 획득을 촉진한다. 또한 글로벌 펀드 출자를 통해 국내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해외 벤처캐피탈(VC) 기금을 조성한다.

넷째, 전문인력 활용을 제고하고 협력체계(거버넌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AI 전문 대학원의 석박사를 대상으로 창업 및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해 고급 인재의 창업을 유도하고, 인도·베트남 등 해외 AI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발굴해 국내 취업을 연계한다. 또한 AI 활용도가 높은 바이오 분야 등에 대한 특화 전문교육을 확대한다.

◆한국형 스테이션 F 조성계획(7월 25일 발표)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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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딥테크 스타트업 등이 입주할 수 있는 글로벌 창업허브(한국형 스테이션 F) 구축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25일 중기부는 '한국형 스테이션 F'조성지로 서울 홍대 인근(수도권)과 부산 북항 일대(지방) 2곳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각지에 산재되어 있는 딥테크 기업, 투자자, 지원기관들을 한곳에 모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기부는 조성지를 수도권과 지방 양축의 트윈 허브 형태로 구축함으로써 지역 간 창업 생태계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한다.

먼저, 수도권(홍대 인근)에 조성되는 글로벌 창업허브 'K-딥테크 타운'(가칭)은 올해 말 설계에 착수해 2026년 상반기 개소될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앵커기업)와 전문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AC), 국내외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유치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딥테크 소사이어티'를 구현한다.

비수도권의 글로벌 창업허브는 2026년 개소를 목표로 부산 북항 내 폐창고에 조성된다. 부산 북항은 지난 3월 광역지자체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이곳에서는 '부산미래성장 벤처펀드'(1,011억 원 규모)를 활용한 지역 전략산업(디지털 금융, 스마트 해양 등) 스타트업 집중 투자, 지역 기반 중견·대기업과 연계한 개방형 혁신, 일과 놀이를 결합한 워크엔터테인먼트 등 지역 특화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 및 해외 스타트업 유치 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전 세계의 딥테크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해 2027년까지 한국형 스테이션 F에 약 400개의 딥테크 벤처·스타트업을 입주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설계 및 신속한 조성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내 창업 생태계를 아시아 1위로 도약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스테이션 F

한국형 스테이션 F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를 모델로 한 글로벌 창업허브다. 2017년에 설립된 스테이션 F는 1,000여 개의 스타트업에 입주 공간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형 스테이션 F는 지난해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2023)'의 일환으로 처음 발표됐으며,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글로벌 창업생태계 도약, 지방 중심의 개방적 창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 1곳씩 조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