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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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본격화로 고성능 컴퓨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AI 기술과 다양한 산업이 접목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데, 기존 컴퓨팅 성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용량 확장이 가능한 메모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XL 메모리다.

#CXL(Compute Express Link,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

CXL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다른 디바이스(그래픽처리장치, 가속기, D램, 메모리 등)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개발된 PCIe(직렬 구조의 고속 인터페이스) 기반 통합 인터페이스 기술로, 제한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처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됐다.

기존 서버 시스템은 CPU 당 장착할 수 있는 D램 모듈과 최대 확장 용량이 각각 16개, 8TB로 제한돼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나, CXL을 사용하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또한 CXL은 각 장치마다 존재했던 다수의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통신 시 발생하는 지연 현상을 최소화했으며, CPU와 가속기를 함께 활용해 빠른 AI 연산과 메모리 공유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켰다.

즉, CXL은 기존 시스템의 변형 없이 주변장치 간 안정된 인터페이스 환경을 유지하면서 고성능, 저전력으로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게 만드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이를 활용하면 시스템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CXL 메모리로 'AI 시대' 대응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CXL 기술

CXL 기술 개발이 반도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형 AI, 머신러닝 등 데이터 기반 기술 급부상으로 강력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이에 부합하는 'CXL 메모리'가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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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CXL 메모리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CXL D램 반도체(CMM-D) 'CXL 메모리 익스팬더'를 출시하며 CXL 메모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CXL 메모리 익스팬더는 외장형 저장장치인 SSD 자리에 장착해 D램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메모리다.

이후 2022년 5월에는 기존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시킨 512GB CXL D램과 CXL 1.1 D램을, 2023년 5월에는 CXL 2.0 D램 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CXL 2.0은 기존 표준인 SATA 전송 속도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 'PCIe 5.0'과 최대 35G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 상품기획실장은 "AI의 폭발적인 성장은 시스템의 고성능화를 지원할 수 있는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는 물론 CMM(CXL 메모리 모듈), 첨단 패키지 등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적층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이에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대응해 맞춤형 HBM, CMM 등 새로운 솔루션과 사업 발굴을 통해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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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삼성전자는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해 CXL 메모리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SMRC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제품을 탑재한 고객사에게 자사 서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 조합을 분석하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업체 레드햇과 CXL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레드햇의 최신 서버용 운영체제(OS)에 자사의 CXL 메모리를 최적화하고 가상머신 및 컨테이너 환경에서 메모리 인식, 읽기, 쓰기 등의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

마리옛 안드리아스 레드햇 아시아태평양총괄 부사장은 "이번 협력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레드햇의 소프트웨어에 CXL 메모리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CXL 기반 핵심 솔루션으로 AI 시장 공략

출처 = SK하이닉스
출처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CXL 기반 3가지 핵심 솔루션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핵심 솔루션은 △SSD와 같은 EDSFF E3.S 폼팩터를 사용해 기존 서버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확장한 'CXL 2.0 E3.S 메모리 확장 솔루션'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구성하고, 여러 호스트(CPU, GPU 등)가 용량을 공유하는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 △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CMS 2.0' 등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핵심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CXL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최원하 글로벌 세일즈·마케팅(GSM) 담당 테크니컬 리더(TL)는 "이제 하나의 서버에 고대역폭·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식으로는 AI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라며 "SK하이닉스는 공유, 연산 등 다양한 응용 사례를 창출하는 동시에 더 많은 용량으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CXL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96GB와 128GB 제품을 중심으로 2024년 상반기에는 고객 인증을 마치고, 하반기에 상용화할 예정"이라며 "CXL 2.0 메모리 확장 솔루션을 적용한 고객은 DDR5만 탑재한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50% 대역폭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용량 확장도 최대 50~100%까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확장 솔루션을 실물 서버에 적용한 'DDR5 96GB CXL 2.0 메모리'와 폴드 메모리 솔루션을 적용한 '나이아가라'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 CXL 생태계 가시화 전망 - 인텔·AMD, CXL 2.0 적용된 CPU 출시 가능성

출처 =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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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L이 차세대 컴퓨팅 시장의 핵심 메모리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CXL 생태계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XL 1.1 후속 버전인 CXL 2.0이 적용된 CPU가 최초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반도체 관련 보고서를 통해 "AI 산업에서 메모리 자원 공유와 확장성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CXL에 집중되고 있다"라며 "CXL에 대한 관심도는 하반기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AMD의 'CXL 2.0 적용 제품 출시 가능성'을 지목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인텔의 5세대 CPU와 AMD의 차세대 CPU에 CXL 2.0이 적용되면서 CXL 메모리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김형태 연구원은 2024년까지는 Non-CXL 기반 메모리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2025년에야 비로소 CXL 2.0 적용된 메모리가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CXL 2.0이 CPU에 적용될 경우 CXL 1.1 대비 메모리 구성의 대용량화가 용이해지면서 현재보다 데이터 인프라에 활용되는 대규모 컴퓨팅 시스템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규모 풀링이 가능해져 메모리 전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며, CXL 스위치를 통한 자원 공유 효율화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CXL 메모리 시장, 2028년 150억 달러 돌파 - 'CXL D램'이 주도

글로벌 CXL 메모리 시장 규모가 오는 2028년 15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23일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욜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400만 달러에 머물던 CXL 메모리 시장이 연평균 4.3배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2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욜그룹은 올 하반기 CXL 2.0 CPU 출시로 메모리 풀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CXL 메모리 시장이 첫 번째 도약기를 맞이하고, 2025년 하반기 CXL 3.0 CPU 출시로 램프업(생산량 확대)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2028년에는 D램이 CXL 시장을 주도하면서 시장 규모가 15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8년 CXL D램 예상 시장 가치는 125억 달러로, 전체 CXL 시장 가치의 약 8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슈 +]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이어지는 'CXL 스타트업' 투자 행렬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CXL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 'CXL'에 대한 미래 가치가 높이 평가되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파네시아, 160억 원 규모 시드 라운드 투자 유치

출처 = 파네시아
출처 = 파네시아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내 CXL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네시아는 설립 1년 만에 1,034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160억 원의 시드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에는 대교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등 총 7개의 투자사가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파네시아는 CXL 반도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응용 및 대용량 데이터 병렬 처리를 가속하는 CXL 솔루션 등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CXL 산업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프라임마스, 93억 원 규모 Pre-A 투자 유치

AI 반도체 스타트업 프라임마스는 지난해 에이벤처스, 아주IB투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신한은행, 에이벤처스, 레이니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93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사들은 프라임마스의 CXL 인터페이스 기술과 컨트롤러, CXL 메모리 솔루션 개발 가능성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라임마스는 SK하이닉스 부사장 출신 박일 박사가 2022년 12월 설립했으며, AI 반도체 시스템온칩(SoC), 가속기 및 초고용량 CXL 메모리 솔루션 허브 칩렛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메스티엑스, 85억 원 규모 시드 라운드 투자 유치

메모리 반도체 팹리스 기업 메스티엑스는 지난해 초 85억 원 규모의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2022년 설립 당시 엔젤 라운드에서 10억 원을 조달한 이후 두 번째 투자 유치다.

투자사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토니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등 총 6곳이 이름을 올렸다.

메스티엑스는 김진영 전 SK하이닉스 부사장이 2022년 1월 설립했으며, CXL 기반 지능형 메모리와 메모리 중심 컴퓨팅 아키텍처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프라임마스·메스티엑스, 시리즈A 돌입

출처 = 메스티엑스
출처 = 메스티엑스

프라임마스와 메스티엑스는 현재 시리즈A 라운드에도 돌입했다. 프라임마스는 오는 6월까지 67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뒤 핵심 제품인 'CXL 메모리 솔루션용 칩렛'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메스티엑스는 투자금 500억 원 이상을 유치해 CXL 3.0 기반 지능형 메모리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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