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유전체 검사 솔루션 기업 지씨지놈(GC지놈)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 돌입했다. 지씨지놈은 이번 공모를 통해 총 4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해 42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485억 원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지난 19일부터 5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692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547.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4~5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중 로킷헬스케어(368.45대 1)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다만, 참여 기관의 95.1%가 희망밴드(9,000~10,500원)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는 10,500원으로 확정됐다.

◆지씨지놈, 기술력과 대조되는 성장세와 투자 리스크 

지씨지놈이 유전체 분석과 액체생검 기반 암 진단 플랫폼을 앞세워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회사는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평가에서 두 전문기관으로부터 'A' 등급을 획득하며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나, 최근 몇 년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실적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재무 성과는 미흡한 상황이다. 2023년 매출 272.9억 원에서 2024년 258.9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적자(-12.3억 원)로 전환됐다. 이는 지난해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검사 수요 감소와 대규모 연구개발비 발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계열사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된다. 지씨지놈은 지난해 매출의 80% 이상을 GC녹십자 계열사인 녹십자의료재단과의 내부거래로 벌어들였다. 회사 측은 "병원이 검사를 직접 계약하기 어려운 구조상 수탁기관을 통한 플랫폼 역할이 필수적"이라 설명했으나, 외부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자체 시장 경쟁력 확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상장 후 오버행 문제도 존재한다. 공모주식 중 42.47%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하며, 1개월 후에는 금융투자업자(FI) 물량 12.02%가 추가로 유통되면서 유통가능 물량이 54.49%로 확대된다. 이는 상장 초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1.04%에 불과한 점도 부정적이다.

지씨지놈 사업 분석

▲지씨지놈 R&D 파이프라인 (출처 = 지씨지놈)
▲지씨지놈 R&D 파이프라인 (출처 = 지씨지놈)

지씨지놈은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맞춤형 분자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산전검사부터 암 정밀진단까지 생애 주기별 검사 서비스를 포트폴리오로 갖추고 있으며, AI 기반 분석 플랫폼과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결합해 정확도와 신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45개를 포함해 총 900여 개 의료기관에 검체 분석 서비스를 공급하며 시장 입지를 점차 넓혀왔다. 대표 제품인 비침습 산전검사(G-NIPT)는 임산부 혈액 내 태아의 DNA를 분석해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을 3일 내로 진단하며, 검출 민감도는 99.79%에 달한다. 암 진단 분야에서는 액체생검 기반 '아이캔서치'를 통해 혈액 한 번 채취만으로 6대 암(폐암·간암·대장암·췌장담도암·식도암·난소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7,000건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민감도 82.2%, 특이도 96.2%의 성능을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GC그룹 계열사인 GC림포텍과 협력해 올해 아이캔서치 기술을 접목한 현지 전용 제품을 출시했고, 미국에서는 지니스헬스(Genece Health)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현지 시장 진출 기반을 다졌다. 지씨지놈은 현재 전 세계 21개국 44개 글로벌 파트너사와 거래 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씨지놈 자금 사용계획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지씨지놈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정 공모가(10,500원) 기준 총 42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404.3억 원을 유전자 암선별 기술의 고도화와 암종 확대, 암 전주기 확장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사업 확장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유전체 진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공모자금은 크게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로 배분된다. 연구개발에는 217.6억 원이 투입되며, 아이캔서치 기반의 'G-SeNTInEL' 기술을 활용한 다중암종 진단 확장,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플랫폼 통합, 단일암(폐암·유방암) 연구, 암 전주기 확장, 메틸화 마커 검출 플랫폼(EMFLiMax) 구축 등이 주요 과제다. 올해 유방암, 위암, 두경부암, 림프종 등 4종 암을 추가해 진단 가능 암종을 총 10종으로 늘릴 예정이며, 2028년까지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2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플랫폼 통합 연구는 신규 시퀀싱 장비 도입을 통해 원가 절감과 데이터 생산 시간 단축에 중점을 둔다. 단일암 진단 분야에서는 폐암과 유방암 연구개발이 강화되며, 미국 파트너사인 지니스헬스와 협력해 미국 시장에서 폐암·유방암 관련 제품 상업화도 추진된다. 암 전주기 확장 연구는 조기 선별을 넘어 미세잔존암 검출, 치료 예후 예측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다. 메틸화 마커 검출 플랫폼 구축은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일암 조기선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한다.

시설투자에는 186.7억 원이 배정된다. 검사설비 증설, 검사실 확장, 서버 구축 등 하드웨어 및 인프라 확충이 포함되며, 차세대 시퀀서와 자동핵산추출장비 등 첨단 장비 도입도 병행된다. 검사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검사실 공간 확장, 데이터 처리 능력 향상을 위한 서버 구축, 인력 증원에 따른 사무설비 확충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