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소재 전문기업 지에프씨생명과학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본격화하며 오늘(1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올해 4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상장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상장은 대신증권이 주관하며, 기술특례 제도를 적용해 진행된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지난해 8월 한국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에서 기술성 평가 A등급을 획득해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여기에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매출과 이익 요건까지 갖춰 신속이전상장제도(패스트트랙) 대상에도 포함됐다.
총공모주식 수는 78만 4,000주로, 일반투자자(25%)와 기관투자자(75%)에게 각각 배정됐다. 10일부터 16일까지 실시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442개 기관이 참여해 1,44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4~5월 진행된 공모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참여기관의 99.2%가 공모가 희망밴드(12,300~15,300원) 상단 이상을 제시하면서 공모가는 15,3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지에프씨생명과학이 보유한 바이오 소재 기술력과 뷰티 원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이 평가된 결과다. 여기에 코넥스 시장 가격(당일 종가 24,400원)과 공모가의 차이로 인한 차익 실현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에프씨생명과학,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 확대 전망... 실적도 '경계'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상장 초기 오버행 우려가 존재한다. 공모 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41.3%(216만 주)로 최근 공모주 대비 높은 수준인 데다, 이 중 상당 부분이 기존 주주 물량으로 구성돼 있어서다.
더불어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락업) 해제 시점인 상장 1~2개월 후에는 유통가능 물량이 6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총수량 대비 의무보유 확약비율이 13.9%에 이르고, 최대 주주인 강희철 대표(24개월)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12~24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속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 측면에서도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액 168억 원(YoY +8.9%), 영업이익 17억 원(YoY +14.2%)에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지만,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대규모 손실을 냈다.
순손실 확대 배경에는 금융비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금융수익은 1.1억 원에 그친 반면, 금융비용은 75.7억 원에 달해 전년(15억 원)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PCR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60.6억 원 규모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에프씨생명과학 사업 분석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스킨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식물세포 등 첨단 바이오 소재와 인체적용시험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화장품 원료 및 임상시험 전문기업이다.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재 개발과 임상 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국내외 화장품 산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의 사업은 소재사업부(바이오 소재, 엑소좀)와 임상사업부로 구분된다. 2024년 기준 소재사업부 매출은 127.8억 원으로 전체의 약 76%를, 임상사업부는 40.3억 원으로 24%를 차지한다. 주요 매출원으로는 스킨마이크로바이옴, 식물세포, 하이브리드엑소좀, 스킨부스터 등이 꼽힌다.
구체적으로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지에프씨생명과학은 2,000여 종의 자체 균주 라이브러리와 80종 이상의 특허기탁 미생물을 바탕으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및 맞춤형 소재 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연령별 피부 미생물 특성을 분석하고, 20대 건강한 여성 피부와 두피에서만 발견되는 미생물을 소재화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엑소좀 분야에서는 고수율·고순도 분리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인체, 유산균, 식물줄기세포, 연어정소, 캐비어 등 다양한 원료에서 엑소좀을 추출해 프리미엄 활성 화합물을 생산한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아주 작은 소포(나노입자)로, 피부 재생, 미백, 주름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이 밝혀지며 고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회사는 엑소좀 동결건조 기술을 접목한 고기능성 스킨부스터 제품을 개발해 피부과, 성형외과, 해외 에스테틱 시장에 진출했으며, 자체 브랜드 '지에프씨셀 엑소'(GFCCELL EXO) 시리즈로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에서 독점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임상사업부는 연구기획팀, 연구관리팀, 임상평가팀 등 25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능성 화장품 효력시험과 표시광고 실증 근거자료 제공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 미래 주름, 크기별 모공, 입술 노화, 모발탄력, 기미, 리프팅 개선 등 신규 평가법을 개발해 자사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
지에프씨생명과학 자금 사용계획

지에프씨생명과학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약 117.9억 원(순수입금 기준)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입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부 계획에 따르면 전체 공모자금의 70% 이상이 시설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며, 연구시설과 생산시설로 나뉘어 집행된다.
먼저, 연구시설에는 총 25.4억 원이 배정됐다. 올해 RNA 기반 세포 치료제 실험실 구축에 12.4억 원이 투입되며, 2027년에는 Pilot 발효기(3억 원)와 단일세포 분석 세트(10억 원) 도입이 예정돼 있다. 해당 장비들은 미생물 배양 조건 표준화, 이차대사산물 생산 조절, RNA 기반 피부질환 치료제 연구 등 차세대 바이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기기다. 또한 세포 수준 유전자 발현 기작 연구와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능 검증을 위한 고감도 디지털 PCR, real-time PCR, 세포배양기, 형광현미경, 초저온 냉동고 등의 연구 장비도 도입한다.
생산설비 확충에는 총 62.5억 원이 투입된다. 구체적으로 스킨부스터 생산시설(클린룸, 자동 충진·캡핑기, 멸균기)과 의료기기 4등급(필러) 생산설비(GMP 기준 제조소, 멸균기, 자동 포장기) 구축에 각각 17.5억 원, 45억 원을 배정했다. 회사 측은 생산설비 확보를 통해 연간 9만 개의 필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무상환에는 약 30억 원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연간 약 1.1억 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지에프씨생명과학의 차입금은 총 72.7억 원(이자율 3.035~5.25%)으로, 이 중 40% 이상을 공모자금으로 충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