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일본 웹툰 시장 정조준... '세로 읽기 만화' 서비스 개시

애플이 자사의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앱) '애플북스(Apple Books)'를 통해 일본 웹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플은 애플북스 앱에 일본 내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세로 읽기 만화'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하기로 했다.
14일 애플은 "오늘 일본 애플북스에 '세로 읽기 만화' 페이지와 인기 장르 시리즈의 독점 배포를 시작했다"라며 "세로 읽기 만화 서비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애플북스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세로 읽기 만화는 세로로 스크롤해 읽을 수 있는 웹툰 서비스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에 특화되어 제작됐으며 등장인물들을 풀 컬러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북스의 세로 읽기 만화 서비스가 제공되는 웹툰은 국내 웹툰 제작사 '케나즈(KENAZ)'가 독점 배포한다. 케나즈는 웹툰 전문 창작 스튜디오로 웹툰의 사전제작 시스템을 도입, 높은 작화 퀄리티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중심으로 한 웹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또 전속 작가 시스템 운영으로 현재 약 180명의 웹툰 작가가 매년 100개가량의 세로 읽기 만화 시리즈를 제작한다.
박영준 케나즈 프로듀서는 "한국의 세로 읽기 만화는 당초 개인이 블로그에 작성해 일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었지만, 점차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라며 "일본의 애플북스를 통해 자사의 세로 읽기 만화 시리즈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핫토리 히로시 애플북스 일본 서비스 담당자는 "많은 일본 고객이 새롭게 추가되는 세로 읽기 만화 페이지를 통해 더욱 생동감 있는 엔터테인먼트 체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카카오도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 中

애플이 일본 시장을 정조준한 가운데 국내 대표 웹툰 업체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시장을 공략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웹툰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한 국내 검색 플랫폼 1위 네이버는 플랫폼 명을 LINE WEBTOON에서 WEBTOON으로 변경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오고 있다.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개발사이자 CG·VFX(시각특수효과) 제작사 로커스를 인수했고,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 운영사 콘텐츠퍼스트의 지분을 매입했다.
또한, AI 기반의 웹툰 창작 기술을 개발해 고도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캔버스 시스템을 도입해 신인 작가 유입에도 힘쓰고 있다. 네이버가 캔버스를 통해 발굴한 뉴질랜드 작가 레이첼 스마이스(Rachel Smythe)의 작품 '로어 올림푸스'는 지난해 만화계 아카데미 상 '아이즈너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동 작품의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12억 회를 돌파했다.

카카오는 국내 1위 메신저 앱 '카카오톡'과 연동한 웹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웹툰 제작사 인수를 통한 IP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국 최초의 웹툰 플랫폼 '다음 웹툰'을 시작으로 삼양씨앤씨, 필연매니지먼트 등의 제작 스튜디오를 인수해 인기 IP를 다량 확보, 해외 보급을 추진 중이다.
또한 △출판사(디앤씨미디어, 학산문화사, 대원씨아이) 인수를 통한 IP 확장성 강화 △드라마·예능 제작사(바람픽쳐스, 사나이픽쳐스)를 통한 IP 트랜스 미디어 역량 강화 △다양한 장르 플랫폼(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여성향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남성향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을 통한 북미 시장 공략 △일본 내 웹툰 스튜디오(웹툰 제작사 스튜디오 원픽, 픽코믹스, 세르파 스튜디오) 설립 및 웹툰 IP 개발을 통한 일본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웹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최근 4개년 성장률 310%... "지속 성장 기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디지털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웹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키움증권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은 2017년 3,800억 원에서 2021년 1조 5,560억 원으로 310%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2%다.

또한 국내 웹툰은 일본·북미·중화권(중국, 홍콩) 등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만화산업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국내 만화산업 수출은 2015년 290만 달러에서 2021년 820만 달러로 약 2.8배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약 3.3배 규모로 성장했다.
국가별 웹툰 수출 비중은 2021년 기준 일본이 4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북미(22.3%), 중국·홍콩(16.1%), 유럽(7.3%)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웹툰 업체들의 선제적인 해외 투자가 코로나19 기점으로 빛을 발한 결과"라며 "국내 웹툰 플랫폼의 글로벌 공략에 따라 해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늘어났고, 해외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키움증권은 향후 웹툰을 포함한 글로벌 디지털만화 시장이 AR·VR·XR 등의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웹툰 등의 디지털만화 산업은 출판에서 스마트기기로 1차 전환된 데 더해 향후 AR·VR·XR 등 복합 시청기기를 활용한 2차 전환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 규모는 2025년 90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국내 웹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등 세계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