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 소부장 기업 엑셀세라퓨틱스가 최근 기업공개(IPO)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달 15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4년 뒤 추정 실적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다.
금번 상장공모는 신주모집 161만 8,000주(공모주식의 100%)의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2만 5,600주(1.58%)는 우리사주조합, 118만 7,900주(73.42%)는 기관투자자, 40만 4,500주(25%)는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됐다.
대신증권 주관으로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총약에서는 총 21만 2,85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이에 따른 최종 경쟁률은 517.7대 1, 증거금은 약 20.5억 원 규모다.
앞서 지난달 말 실시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1233.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2,288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이 중 99.67%가 희망밴드(6,200~7,700원) 상단 초과 금액을 제시하면서 최종공모가는 10,000원으로 확정됐다. 총 수량 대비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4.5%로, 3개월 확약비율이 61.5%로 가장 많다.
한편,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2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한국거래소가 사업성 보완을 요구하면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엑셀세라퓨틱스 사업 분석

2015년 9월 설립된 엑셀세라퓨틱스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부장 기업 인증을 받은 바이오 소재 전문 기업으로, 세포배양배지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세포배양배지는세포를 배양하고 기르는 데 필요한 영양분과 성분 등을 말하며, 세포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제조에 필수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회사는 설립 이후 세포 맞춤형 배지 개발 플랫폼인 'XPorT'를 구축해 중간엽줄기세포 전용배지를 비롯한 7개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향후 3년간 4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다양한 분야의 맞춤형 배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살펴보면, 엑셀세라퓨틱스는 연내 세포 재생 및 회복에 도움을 주는 배지기반 기능성 원료와 소근육줄기세포 배양육 배지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부터 △바이오의약품 맞춤형 배지 △오가노이드용 배지 △인공혈액용 배지 △바이오프린팅용 배지 △동물의약품 맞춤형 배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2021년 10%대에 불과했던 엑셀세라퓨틱스의 세포배양배지 매출 비중은 지난해 58.8%로 대폭 확대되며, 매출액 비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바이러스수송배지 매출 비중은 63.4%에서 8.6%로 감소했으며, 2023년 하반기 단종됐다.
실적 및 자금 사용계획

엑셀세라퓨틱스는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매출액 성장률은 2023년(연간 기준) 10.2%, 올해 1분기(분기 기준) 263.1%를 달성했다. 또한 주력 사업인 세포 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 및 생산(CMO·CDMO)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향후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 유전자치료제 CMO·CDMO 시장은 2024년 42억 2,000만 달러에서 2029년 161억 3,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30.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엑셀세라퓨틱스는 여전히 원가율 부담으로 인해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은 8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으며, 2021년(57.1억 원)과 비교해서는 무려 52.6% 확대됐다.
이는 바이오 기업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결과다. 엑셀세라퓨틱스는 바이오 기업 특성상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비용 절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증감에 따른 매출원가 변동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엑셀세라퓨틱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판매량 증대보다 판매가격 인상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회사는 생산성 향상, 공정 혁신 등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함께 기술 차별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판매가격 인상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금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약 166.7억 원(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 포함) 가운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154.4억 원을 설비 투자와 사업화 자금 등으로 사용한다.
먼저 회사는 시설자금으로 12.6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공모 이전 360억 원의 투자유치금을 기반으로 이미 연간 4만 4,000리터 규모의 생산설비를 확보했으나, 이에 대한 유지보수 및 공정개선과 개발 파이프라인 증가에 따른 소규모 실험장비 및 공정설비 구축에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3년간 약 100억 원을 연구개발 및 사업화 자금으로 투자해 매출성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면역세포 등 신규 제품 개발비 40.1억 원 △중간엽줄기세포 전용배지 등 7개 제품(상용화 완료)에 대한 미국 FDA 원료의약품 등록(DMF) 비용 3억 원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 비용 43.2억 원 △마케팅 비용 9.4억 원 등이다.
이 밖에도 회사는 미래 대체육 시장 '배양육' 전용 배지 개발, 엑소좀 제조 기반 기술을 이용한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출 등 신사업 확장(10.9억 원)과 단기차입금 상환(15억 원)에 공모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