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이노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분야 첫 상장사에 도전한다. 회사는 기술성장특례(이하 기술특례)기업으로서 높은 사업성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의 개청과 함께 정부가 세계 5대 우주 강국 진입을 목표로 예산 확대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노스페이스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결과 1150.72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약 8조 2,836억 원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 신한투자증권이 인수사로 나선 금번 공모는 133만 주의 전량 신주로 구성됐으며 배정 물량은 우리사주조합 4만 4,300주(3.3%), 기관투자자 95만 3,200주(71.7%), 일반투자자 33만 2,500주(25%)다.

청약에 앞서 11일부터 닷새 동안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는 2,159개 기관이 참여해 59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참여기관의 96.7%가 공모가 희망밴드(36,400~43,300원) 상단 이상 금액을 제시했고, 최종 공모가는 43,300원으로 확정됐다.

상장 후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1.99%이다. 기간별 확약 수는 6개월 확약(804만 6,400주), 15일 확약(250만 9,000주), 3개월 확약(54만 6,500주), 1개월 확약(23만 8,800주) 순이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PER 44배 → PER 42.3배로 조정

지난달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산출을 위해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이 44.69배로 높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회사는 2026년 예상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뒤 비교기업(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시스템, 제노코)의 평균 PE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제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교기업 중 하나인 제노코의 PER이 73.31배로 높게 나타나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또한 공모가 산출에 적용된 할인율이 2022년 이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의 평균 할인율(27.52~40.64%)보다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회사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PER을 기존 44.69배에서 42.3배로, 할인율은 25.2~40.3%에서 25~37%로 조정했다. 

이와 더불어 일각에서는 오버행 우려도 제기됐다. 회사의 매각제한 주식수(659만 7,195주) 중 절반 이상인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 보유주식(358만 6,260주)이 1~3개월 후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29.7%였던 유통물량비중이 오는 8월에는 55.6%, 10월에는 68.5%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 사업 분석

▲우주산업 밸류체인 중 이노스페이스의 사업영역(출처 = 이노스페이스)
▲우주산업 밸류체인 중 이노스페이스의 사업영역(출처 = 이노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9월 설립한 기업으로, 우주산업에서 업스트림에 속하는 발사체 제작 및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산업 밸류체인은 위성제조, 발사, 운용, 서비스 등 4단계 구성되며, 이 중 위성의 제조와 발사 부분을 '업스트림'(Upstream), 위성 운용과 서비스 부분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구분한다.

회사의 사업은 크게 시험평가 서비스, 제품 제작 및 판매, 위성발사 서비스 등으로 구분되며, 주요 수익원은 시험평가 서비스인 '로켓제반기술 관련 용역'과 '로켓추진기관 등 발사체 관련 제품·부품 판매'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73.6%(1억 7,000만 원), 26.4%(6.100만 원)로 나타났다.

위성 발사체 제작 사업인 위성발사 서비스에 대한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2025년부터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대형발사체보다 발사 일정 확보에 유리한 소형발사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로켓인 △한빛-나노 발사체(탑재중량 90kg) △한빛-마이크로 발사체(170kg) △한빛-미니 발사체(1,300kg)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에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독자 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에 성공하며, 발사 시장 진입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글로벌 위성 사업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올해 6월 기준 위성발사 서비스 관련 수주액은 총 1,260만 8,000달러 규모다. 납기일은 2025년(2건), 2025~2027년(1건), 2026~2027년(1건)이다.

실적 및 자금 사용계획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자료출처: DART)

이노스페이스의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4% 감소했고, 순손실 규모는 832.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순손실 규모 확대는 금융부채평가손실(금융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당기 중 전환우선주와 전환상환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각각 223.7억 원, 451.8억 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는 판매비와관리비 감소로 38.3%(258.2억 원→159.3억 원)로 축소됐다. 회사는 매년 수백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절반 가량 감소하면서 비용구조 개선을 이끌었다.

이노스페이스는 2022년 총 7건의 자체개발과제에 225.6억 원(정부보조금 5.2억 원 포함)을 투입했으며, 지난해에는 소형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에 125억 원(정부보조금 1.4억 원 포함)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각각 6,440%, 4,788%에 달한다.

한편, 이노스페이스의 비용구조를 살펴보면 고정비 성격의 비용(감가상각비, 인건비 등)이 전체 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이 중 인건비는 76.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가 매출이 증가해야 이익 규모가 확대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포그래픽 = 최미리 기자 (자료출처: DART)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약 585.9억 원(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 포함) 가운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약 561.4억 원을 운영자금(연구개발자금 포함) 및 시설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먼저 회사는 265.9억 원을 발사체 제작 및 발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료생산 시설, 국내 발사체 제조 사업장 건축 및 토지 구매, 기타시설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오는 7월 1일 자로 토지 임대 계약을 맺고 발사체 제조 증설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156.6억 원을 연구개발자금으로 사용해 항공우주산업 분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이노스페이스는 단분리, 상단 페어링, 상단·클러스터엔진, 산화재펌프·발사체 재사용, 발사체 경량화 및 구조체통합 등의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 138.9억 원은 연구개발, 생산·판매 및 관리 분야 인원 확충과 기타운영비로 투자할 예정이며, 집행전 자금 및 나머지 여유자금은 제1금융권 등 안정성이 높은 금융기관 상품에 예치할 계획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우주발사체가 우주산업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주산업의 급성장은 위성발사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이노스페이스는 빠른 시장 진입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수주 확대 등 매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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