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솔루션 기업 하이젠알앤엠이 기업공개를 거쳐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하이젠알앤엠의 일반 공모청약 결과 2549.13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참여건수는 42만 3,424건이며, 증거금은 약 18조 820억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금번 공모는 340만 주 전량 신주모집으로 진행됐으며, 투자자별 배정 물량은 우리사주조합 20만 주(5.9%), 기관투자자 235만 주(69.1%), 일반투자자 85만 주(25%)다.
앞서 이달 7일부터 5영업일간 진행된 하이젠알앤엠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총 2,253곳이 참여해 1099.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참여기관의 99.24%가 희망밴드(4,500~5,500원) 상단 이상의 금액을 주문했으며, 이 가운데 7,200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 기관 비중이 86.60%로 가장 높았다. 이에 최종 공모가는 7,000원으로 확정됐으며,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11.80%로 집계됐다.
하이젠알앤엠 사업 분석
하이젠알앤엠은 1963년 LG전자의 모터사업부가 독립법인으로 분리돼 설립된 기업으로, 범용전동기(범용모터), 서보·로봇(서보모터, 드라이브. 로봇용 저전압 구동모듈), 모빌리티 (EV모터, 인버터)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하이젠알앤엠의 핵심 사업은 범용전동기 부문이다. 지난해 기준 총매출 대비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범용전동기 시장에서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범용전동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꿔 출력의 질을 변환시키는 기기를 말하는데, 회사는 펌프, 팬, 컴프레셔 등 산업용 전동기를 생산해 국가 주요 산업시설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지난해 4월부터 중형급 전동기의 성능 및 효율 향상을 위한 국책과제 '중형급 정속 고효율 전동기 개발 및 실증'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공장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에 사용되는 서브모터 및 드라이버(고관성·저관성 영구자석), 협동·웨어러블 로봇에 탑재되는 저전압 구동모듈 등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내압방폭형 서보모터 생산 인증 업체이며, 75kW까지의 서보모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골프카트, 초소형전기차, 1톤 트럭, 버스 등 모빌리티 구동모듈과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연료분사 펌프용 구동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
◆3번의 사명 변경 '다노인베스트먼트→하이젠모터→하이젠알앤엠' 그 이유는?
하이젠알앤엠은 설립 이후 16년간 세 번의 사명 변경을 거쳐왔다. 2007년 9월 다노인베스트먼트로 시작한 회사는 같은 해 12월 하이젠모터로, 지난해 10월에는 하이젠알앤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러한 행보에는 회사의 사업 방향과 비전이 담겨있다. 사업 초기에는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의 산업용 모터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모터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로봇과 모빌리티 구동모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사명 변경에 대해 사측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변화에 맞춰 회사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및 자금 사용계획

하이젠알앤엠은 전체 비용 중 원재료 비용(399.1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54.7%)이 매우 높아,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되어야 이익이 증가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회사는 중국 청도에 위치한 종속기업인 중성전기를 통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지난해 제품 가격 감소로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주요 원재료(코어, 동선, 주물) 가격은 국내외 모두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주요 제품인 범용모터와 서브모터·드라이브 수출 가격은 각각 34.4%(평균 판매가 1,283달러→842달러), 7.9%(381달러→351달러)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매년 각 품목을 구성하는 'Product Mix'가 달라져 가격 변동 폭이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영업비용(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은 축소됐지만, 매출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이젠알앤엠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 감소한 43.4억 원, 당기순이익은 33.5% 감소한 26.7억 원이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기타영업외손익 적자 전환과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금융손실 규모 확대(4.3억 원→16.7억 원)로 전년 대비 감소 폭이 더 컸다.
한편,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93.5억 원, 영업이익 5.8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소폭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이젠알앤엠은 금번 공모를 통해 245.1억 원(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 포함)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 중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232.8억 원을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회사는 공모자금의 45% 이상을 구동모듈 및 로봇 조립을 위한 설비투자 및 시설정비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 협동·모바일로봇 기업과 최근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 양산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인 사용계획은 창원공장 생산시설 구축 공사에 50억 원, 안전진단 및 구조보강 공사에 20억 원, 화물용 엘리베이터 복원 등 기타 공사에 10억 원 등이다.
또한 저전압 권선 자동화 설비 도입, 부분자동화 및 운영 시스템 구축 등 자동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2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회사는 기술 고도화에 77.6억 원을 투입해 급성장 중인 로봇·모빌리티 산업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50억 원 가량을 설립 당시 오티스엘리베이터 모터사업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한 대금(350억 원) 일부를 상환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김재학 대표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공장 생산능력(CAPA) 확장 및 필요 설비 보강, R&D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현재 공실인 경남 창원 공장 2, 3층을 증설해 기존 대비 CAPA가 4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