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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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2,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주목받았던 디앤디파마텍이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12월 21일 디앤디파마텍은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특례 코스를 밟을 예정이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20만 주이며 상장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2014년 11월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GLP-1 수용체 작용제 약물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당뇨, 비알콜성지방간질환 치료제 등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5개의 자회사를 두고 신경퇴행성 질환, 분자 이미징 및 방사선치료, 진단 및 CNS 빅데이터, 섬유성 질환, 대사질환 등 각각의 특화된 적응증을 대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디앤디파마텍은 22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으며, 이 가운데 12개 물질이 임상 1·2상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2021년부터 기술이전으로 인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멧세라(MetSera)를 대상으로 당뇨·비만 경구형 치료제의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 같은 디앤디파마텍의 기술력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2018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LB인베스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옥타브라이프사이언스 등이 참여한 시리즈A 라운드에서 190억 원을, 2019년 기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시리즈B 라운드에서 1,41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이후 2021년 프리IPO를 통해 59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디앤디파마텍은 총 2,000만 원을 상회하는 누적 투자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한때 1조 원대 기업가치를 지닌 바이오 기대주로 손꼽혔으나, 잇단 상장 실패로 그 가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앞서 회사는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은 치료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당시 개발 중이었던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회사 측은 상장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고 재심을 받기도 했지만 미승인 판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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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 또한 낮은 편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020년부터 3년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2년 당기순손실액은 1,370억 원에 달한다. 2021년 약 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2건, 2022년 현물출자(1,680만 달러 가치) 방식의 기술이전 1건, 2023년 5,5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1건을 체결함에 따라 선급금으로 인한 매출이 발생했지만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2월 회사의 선도 후보물질인 파킨슨병 치료제 'NLY01'이 임상2상에서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2022년 -530.8억 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순유출액이 11억 원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NLY01은 디앤디파마텍의 파이프라인 중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약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탓에 회사는 더욱 넘기 힘든 고비를 맞았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기 단계의 바이오 기업이라면 이러한 적자 상황은 일시적인 지표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연구개발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초기 단계의 손실은 일반적이며, 신약이 출시되어 매출이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이익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제품의 성공 여부, 시장 점유율, 경쟁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제품 출시 이후에도 비용은 지속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장기적인 경영 전략과 자금 조달 계획 수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디앤디파마텍의 2022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순유출액이 14.8억 원 감소했다. 이는 2021년 22억 원가량의 유·무형자산을 취득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당시 회사는 사용권자산·비품·시설 및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에 16억 원, 특허권·라이선스·영업권 등 무형자산에 6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순유입액이 657억 원가량 감소했다. 2021년 발행한 591억 원의 전환우선주(주당 발행가 75,000원/발행주식총수 788,332주)와 같은 해 27.5억 원의 보통주 유상증자, 63.3억 원의 종속기업 우선주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편,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비만, 당뇨, 지방간 치료제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멧세라에 기술이전한 당뇨·비만 경구형 치료제는 FDA 심사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중국 상위 제약사 살루브리스제약에 기술이전한 비만치료제 DD01의 개발 성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임상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NLY01의 경우 60세 미만의 환자군에게서는 유의미한 유효성이 확인되면서 새로운 개발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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