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① : 전쟁의 시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의 충돌은 하마스의 대규모 침공으로 시작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하마스는 5,000~7,000천여 개의 드럼통으로 제작한 수제로켓과 까삼로켓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이후 혼란을 틈타 하마스는 이스라엘 서남쪽 국경으로 침투, 군인들을 사살하고 가자지구(팔레스타인 남서단에 있는 구역) 경계를 넘어서는 무차별 학살을 저질렀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적의 진지와 공항, 군사 기지를 목표로 로켓 5,000발을 발사했다"라면서 "알아크사 스톰(Al-Aqsa Storm) 작전을 시작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경보를 발령하고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함으로써 하마스와의 전쟁을 공식화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했다"라며 "현재 IDF(이스라엘 방위군)는 적들이 침투한 모든 영역에서 하마스와 싸우고 있으며, 이 전쟁은 이스라엘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갈란트 국방장관,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로 구성된 '국가 비상 정부'를 출범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세계가 이제껏 본 것 중 최악의 테러 공격"이라고 묘사하면서 "우리는 하마스라고 불리는 것을 쓸어버릴 것이며, 지구상에서 하마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양국 정부 및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수는 각각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이스라엘군 220여 명과 하마스 무장세력 1,500여 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Hamas)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남서단에 있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로, 1987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점령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1차 인티파다) 도중에 무슬림형제단의 분파로 등장했다. 하마스의 창립자는 팔레스타인 성직자이자 무슬림형제단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셰이크 아메드 야신(Sheikh Ahmed Yassin)이다.

아랍어로 '이슬람 저항 운동'을 뜻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중동 평화 교섭과 모든 정치적 협상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군사조직 '에즈 에딘 알 까삼'(Ezz Eddin al-Qassam)을 통해 하마스의 모든 테러리즘을 계획·자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서방 국가는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국제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주변 아랍 국가는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하마스에 연간 300만 달러(약 40억 원)를 지원하고 있으며, 하마스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② : 전쟁의 원인(하마스의 기습 공격 배경)

이번 전쟁의 배경은 오랫동안 쌓여 온 양국 간 갈등과 적대감이 알아크사 분쟁에 의해 고조된 데서 비롯됐다. 알아크사 분쟁이 악화일로를 걸어오던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올해 4월 발생한 알아크사 분쟁은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교 사원)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이슬람교도들이 여러 차례 충돌한 사건이다. 지난 4월 5일, 이스라엘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양 희생 행사를 계획했는데, 이 일정이 팔레스타인 이슬람교도들의 라마단 기간과 기독교인들의 부활절 기간과 겹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분쟁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경찰은 4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체포했고, 이에 대한 반발로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9기를 발사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됐다. 또한 다음날인 4월 6일에는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이 발사됐는데, 이스라엘군은 이를 하마스의 레바논 지부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배경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도 지목되고 있다. 공개적으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부당한 행동을 중단하길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지위를 위협하는 중동 평화 움직임에 대한 제동을 거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데 더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③ : 전쟁 영향 – 국제 유가 상승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전쟁이 발발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세계 3대 유종(브렌트유, 서부 텍사스중질유(WTI), 두바이유) 가격이 3~4%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88.15달러로 4.22% 상승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WTI와 두바이유는 각각 4.34%, 3.0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모두 산유국이 아닌만큼 단기적으로 유가에 주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광업·에너지 원자재 연구 담당 이사인 비벡 다르는 "이 분쟁이 석유 시장에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석유 공급이나 운송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유가 급등은 일시적이고 다른 시장 세력에 의해 쉽게 압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선이 확대될 경우에는 국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과 관련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가능성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수출 원유의 20%가 통과하는 세계 주요 원유 운송 요충지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대리전 양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중기적으로 (이번 전쟁이) 대리전으로 치닫게 되면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에너지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 가능성 △이란의 높은 글로벌 원유 시장 영향력 △향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인프라 공격으로 인한 석유 생산 차질 등을 제시했다.

해외 시장 분석가들도 이번 전쟁이 국제 유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투자회사 바이슨 인터레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시 영은 "미국이 이란 수출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면 석유 시장에 매우 극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WTI 기준으로 약 5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에너지·기후·자원 담당 이사인 헤닝 글로이스테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갈등이 지역적으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라면서 "이란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에는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단기 상승한 후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확전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글로벌 원유 수급이 빠듯한데다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 내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중동발 공급충격이 가세하면 최근 국제유가 강세 기조가 더욱 강화될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④ : 전쟁 영향 – 국내 증시 희비 교차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는 방산·석유 관련주와 항공 관련주 사이에 희비가 교차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중동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방산·석유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항공 관련주는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국내 증시 첫 거래일인 지난 10일 대표적인 국내 방산주인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보다 6.38% 오른 9만 1,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밖에 한국항공우주(4.07%), 현대로템(3.49%),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3%) 등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에 대해 국내 방산 산업에 대한 수요 증가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물자 확보 경쟁을 초래하면 유도무기방어체계와 자주포 등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면서 "LIG넥스원은 중동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도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중동 국가들과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국내 석유 회사인 흥구석유와 한국석유 주가도 각각 29.95% 오른 8,070원, 29.93% 상승한 1만 2,59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정 등으로 항공 관련주는 추락했다. 국내 주요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2.61% 내린 2만 500원에, 아시아나항공은 0.10% 내린 1만 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진에어(4.33%), 제주항공(4.67%), 티웨이항공(4.02%), 에어부산(4.61%) 등 다른 항공 관련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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