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엔셀의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엔셀은 상장 첫날인 지난 23일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장중 한때 200%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장 후반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하며 공모가 대비 12.4% 오른 1만 7,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26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9.94% 오른 2만 2,3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엔셀의 재무 건전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손익계산서 분석] 매출 급증에도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손실 지속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이엔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상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세포치료제 CDMO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엔셀은 대규모 수주를 통해 최근 3년간 연평균 64%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높은 영업비용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엔셀의 매출액은 2021년 39.1억 원에서 2022년 73.7억 원, 2023년 105.3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신규 수주 및 기존 고객의 계약 유지로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4% 오른 103.7억 원을 달성하며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회사의 수주잔고도 2021년 말 71.9억 원에서 지난해 말 137.9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고, 올해 7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9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이러한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높은 고정비 비중으로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회사의 고정비는 인건비(29%), 경상연구개발비(27%), 감가상각비(19%) 등 전체 비용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매출액이 큰 폭으로 성장해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매출액 상승과 함께 영업비용이 큰 폭(34%)으로 상승하면서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엔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26% 확대된 117.6억 원에 이른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전년 455.7억 원에서 50.5억 원으로 크게 축소됐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이엔셀 주식의 시장 가치 상승에 따라 77.8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내재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발생한 결과다. 2022년 38.3억 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던 것과 대비된다.

[재무상태표 분석] 이엔셀, 매출 대비 높은 현금성자산·유형자산 보유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이엔셀의 자산 구조를 분석해보면, 매출 규모에 비해 많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119% 증가(69억 원)한 126.9억 원으로, 이는 매출액 대비 121% 규모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매출액의 7~15%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금성자산의 증가는 정기예금(단기금융상품)이 요구불예금(현금성자산)으로 전환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요구불예금은 특정기간 동안 돈을 예치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언제든 인출해 현금화가 가능한 상품이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도 173.7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높은 비중(165%)을 차지하고 있다. 설비투자 규모는 2022년 43.1억 원에서 2023년 18.8억 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100억 원 후반대의 유형자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는 32.8억 원이다.

회사의 운전자본인 재고자산은 계약된 제품을 판매함에 따라 전년 대비 약 34%(7.1억 원) 감소한 14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매출채권은 전년 대비 115%(10.4억 원) 증가한 19.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율(43%) 대비 매출채권 규모가 크게 증가했지만, 회사가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데다 현재까지 연체된 금액이 없다는 점에서 회수불능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고자산은 회계연도 말 순실현가능가치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충당금 1.2억 원이 반영된 금액이며, 매출채권대손충당금 및 유무형자산손상차손으로 설정된 금액은 없다.

◆이엔셀, 전환상환우선주 보통주 전환으로 부채 90% 해소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지난해 이엔셀의 부채 규모는 전년 대비 92% 감소한 59.6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입채무는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전환상환우선주 및 파생상품 부채의 감소가 부채 규모 축소를 이끌었다.

구체적으로 2023년 개별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매입채무는 전년 대비 187%(1.3억 원) 증가한 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채권의 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규모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비율은 해당 업종 내에서 기업의 위상을 파악하는 중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자 발생 부채는 8.5억 원(장기차입금, 이자율 4.45%)으로, 이자율 리스크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없으며, 2020년 32억 원이었던 장기차입금 규모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 8.5억 원으로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내부자금 공유 확대를 통한 외부차입 최소화, 고금리 차입금 감축, 장단기 차입구조 개선, 대응방안 수립 등을 통해 이자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엔셀은 만성적인 적자로 인해 부족한 운전자본을 기존 주주들의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엔셀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92억 원의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전환상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13.6억 원의 자본금을 늘리는 동시에 640.7억 원의 자본잉여금을 회사로 유입시켰다.

이에 따라 2022년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환상환우선주부채(211.7억 원)와 파생상품부채(505.9억 원)는 모두 제거됐다.

[현금흐름 분석] 이엔셀, 누적 결손금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악화... 자산 처분으로 유동성 확보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이엔셀은 지난해 사업활동을 통해 총 69억 원(영업활동 -64.4억 원, 투자활동 142.9억 원, 재무활동 -9.4억 원)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회사의 현금보유액이 126.9억 원(YoY +120%)으로 늘었다.

다만 회사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아닌, 보유 중인 자산 처분 또는 내부자금 조달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있어, 향후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023년 개별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60억 원대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매년 누적된 결손금의 영향으로, 이엔셀은 2021년 65.8억 원, 2022년 455.7억 원, 2023년 50.5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또한 지난해 매출채권이 10.4억 원 증가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순유출액이 당기순손실 규모를 웃돌았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순유출(147.1억 원)에서 순유입(142.9억 원)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플러스 전환은 442억 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유동성장기차입금(3억 원)과 리스부채(6.2억 원) 상환으로 전년 순유입(215.6억 원)에서 순유출(9.4억 원)로 전환됐다. 앞서 2022년 이엔셀은 유상증자를 통해 242.1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높은 순유입을 기록한 바 있다.

종합적으로, 이엔셀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결손을 보유 중인 금융자산 처분과 내부자금 조달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