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NH투자증권)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NH투자증권)

기관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상헬스케어가 공모청약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진단키트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엔데믹 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 올해 첫 바이오 상장사로서 IPO 시장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4~5일 진행된 오상헬스케어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결과 2126.13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건수는 39만 9,291건, 이에 따른 증거금은 약 5조 2,622억 원 규모다. NH투자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은 이번 상장공모는 신주 99만 주로 구성됐으며 배정물량은 기관투자자 74만 2,500주(75%), 일반투자자 24만 7,500주(25%)다.

앞서 오상헬스케어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2,001곳이 참여한 수요예측에서 993.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참여기관의 85.4%가 20,000원 이상 금액을 주문하면서 희망밴드(13,000~15,000원) 상단 대비 33% 높은 20,000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다만,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신청수량 기준 2.85%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오상헬스케어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07년 인포피아라는 이름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바 있다. 이후 오상그룹이 회사를 인수했고 지금의 오상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차례 실패를 맛본 오상헬스케어는 체외진단 분야에 주력, 코로나19 팬데믹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진단 분야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고 2020년 다시금 증시 재입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내부통제 문제와 코로나19 이후 매출 지속성 우려를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6월 두 번째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오상헬스케어는 같은 해 11월 심사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IPO에서 오상헬스케어는 보유 현금에 비해 공모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금번 공모를 통해 약 198억 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미 1,225억 원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코스닥 상장이 단순 자금조달 목적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오는 7일 증거금 납입 및 환불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 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총 상장예정주식수는 1,410만 4,416주로 이 가운데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약 37.45%에 해당하는 528만 2,385주다.

오상헬스케어 사업 분석

오상헬스케어 사업 개요 (출처: 오상헬스케어 IR Book)
오상헬스케어 사업 개요 (출처: 오상헬스케어 IR Book)

오상헬스케어는 생화학과 분자, 면역 등 체외진단 사업에 특화된 기업으로 1996년 설립됐다. 병원에서 혈액 검사용으로 사용되는 전자동 생화학 분석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3년 분자진단 분야에 진출해 2015년 메르스(MERS), 2020년 코로나19 분자진단 시약을 개발하며 면역진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코로나19 분자진단 시약과 자가진단키트는 미국 FDA EUA(긴급사용승인)를 획득하면서 토탈 체외진단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현재 오상헬스케어는 100여 개국, 140여 개 거래처의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체외진단 시장 특성상 고객사에서 제품의 신뢰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오랜 검증 기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 부분에서 오상헬스케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보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약 28년간 체외진단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직간접적 네트워크 및 프로젝트 사업을 활용해 주요 국가의 인허가를 경쟁사 대비 빠르게 획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사의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회사는 신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오상헬스케어는 2017년부터 iCGM 기준 만족을 목표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개발하고 있는데, 2024년 탐색임상을 진행한 뒤 2025년 본 임상을 거쳐 2026년 국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HbA1c 측정기, 신규 생화학 측정기, POC-MDX 장비, 형광 기반 고감도면역진단 시스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매출처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승억 오상헬스케어 대표이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내 생산 거점 기지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강화했다"라며 "연속혈당측정기, 분자·면역 영역 현장용 진단검사 장비 등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기업가치를 올려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실적 및 자금 사용 계획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오상헬스케어의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코로나19 상황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매출 성장세를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오상헬스케어는 2022년 초 면역진단 방식의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출시했고, 같은 해 말 미국 보건복지부(HHS)로부터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1억 개 테스트를 수주했다. 이에 힘입어 회사는 2022년 매출 1,939억 원, 영업이익 49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만, 오상헬스케어가 공개한 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연결기준 회사의 가결산 매출액은 1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가량 감소했으며 72억 원의 영업손실과 5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HHS로부터 수주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2023년 4분기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매출은 일회성일 뿐,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됨에 따라 회사의 코로나19 제품 수요 급감으로 당사 전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향후 코로나19 상황 종료에 따라 현재의 높은 재무성장세는 감소할 수 있으나,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코로나19 당시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현재 체외진단 사업 분야 확장 및 신제품 개발에 노력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상헬스케어는 금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204억 원(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 포함) 가운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194억 원을 시설 및 운영자금, 연구개발, 해외시장 진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노후화된 생산시설 교체 및 신규 설비 확충에 137억 원 △연구인력 채용 및 기자재 확보에 36억 원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및 인허가 관련 업무에 21억 원을 투입한다.

홍승억 대표이사는 지난달 26일 열린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사의 검증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라며 "상장 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회사의 가치를 지속 상승시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회원 전용 기사입니다.

인베스트 뉴스 회원가입으로 더 많은 기사를 만나보세요!

MSN에서 인베스트를 팔로우하시면 최신 기사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