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스타트업 천국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G-펀드를 조성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임기 내 100조 원 투자유치 선언에 이은 G-펀드 비전 선포는 '투자유치'와 '투자제공'이라는 경기도 경제성장의 양 날개가 될 전망이다.
2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성남 판교 경기스타트업캠퍼스 창업라운지에서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신현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장,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신진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과 '경기도 G-펀드 비전선포 및 협약식'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매직새싹에 물 조리개로 물을 뿌려 기업 투자의 새싹을 키우는 세리머니로 비전을 선포한 뒤 협약식을 진행했다.
김동연 지사는 "기회의 땅 경기도에서 여러분이 마음껏 기업활동을 하셨으면 좋겠다. 가능한 부분에서 경기도가 함께하고 여러분을 뒷받침하겠다"라며 "앞으로 전개될 경제 어려움 때문에 약속했던 투자를 많이 거둬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경기도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G-펀드를 통해 여러분께 창업, 연구개발 등 많은 기회를 드리겠다"라며 "상생과 포용을 원칙으로 안전하고 촘촘한 사회망을 만들어 경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2026년까지 1조 원 규모의 경기도 G-펀드 조성을 통한 경기도 내 투자 생태계 활성화와 기업성장 지원을 위해 △유망 중소·벤처기업 발굴 및 참여 홍보 △투자기업의 기술개발, 판로확대, 경영지원 등 성장 지원 △도내 투자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정보공유, 네트워크 확대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1조 원 규모 G-펀드 조성… '경기도 980억 출자'
경기도는 1999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6712억 원을 투자해 총 21개 펀드를 조성했다. 청산된 펀드를 제외, 현재 기술독립·탄소중립·디지털전환 등 4702억 원 규모의 11개 펀드(정책펀드 9개·모펀드 2개)를 운용 중이다. 4702억 원 가운데 2026년까지 청산 예정인 펀드 자금은 1037억 원으로, 도는 2026년 이를 제외한 3665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게 된다.
도는 올해부터 매년 200억 원 이상을 출자, 2026년까지 총 980억 원을 출자해 최소 6700억 원 규모의 펀드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980억 원 이외에 나머지 자금은 민간출자자금 등을 통해 조달된다. 이렇게 조성한 자금은 스타트업 펀드, 탄소중립 펀드, 경기북부균형발전 펀드 등으로 구분돼 투자될 예정이다.
이처럼 도는 2026년까지 운용될 예정인 기존 3665억 원 규모의 펀드와 새롭게 조성할 최소 6700억 원을 더해 1조 원 이상의 G-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 2월 기존 정책펀드에 '모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G-펀드 운용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경기도형 모펀드는 1년 단위로 예산을 편성하는 정책펀드와 달리, 기존 정책펀드의 정산 회수금을 투자기금으로 적립해 안정적으로 출자와 운용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6년까지 운용될 예정인 기존 3665억 원 규모의 펀드는 청산 시 모펀드에 적립돼 계속 장기 운용되면서 미래·기반 산업 분야에 투자하게 된다.
스타트업 투자 규모, "경기도는 늘어나는데 정부는 줄어든다"
67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위해 출자되는 올해 경기도의 투자자금은 200억 원으로, 지난해 110억 원에 비해 82％ 확대됐다. 도는 2026년 300억 원까지 매년 출자 규모를 늘려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정부운용 모태펀드가 2022년 5200억 원에서 2023년 3135억 원으로 40％ 감축된 것과 상반되는 행보로, 도의 투자 확대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투자 확대 의지와 도의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실적, 경제전문가 '김동연 프리미엄'이 합쳐지면서 도는 민선8기 출범 6개월 만에 171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특히 탄소중립펀드 1호는 목표액 300억 원의 3.4배를 웃도는 1030억 원을 결성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얼마 전 도정연설을 통해 100조 투자를 얘기했는데, 작년 하반기 중에만 5조 정도의 해외투자를 체결했고 현재 진행 중인 협상도 있다"라며 "반도체, 바이오, 정보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통해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하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전통 제조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특히 경기북부의 특성에 맞는 기업과 산업의 육성을 통해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와 성장의 기관차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