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중심대학 AI·블록체인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SW 중심대학 AI·블록체인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의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럼 'SW 중심대학 AI·블록체인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지난 16일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AI, 블록체인, Web3,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스타트업 등 다양한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 관계자와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

AI 타이틀 속 블록체인의 건재함 확인

이번 행사는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의 건재함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발표와 토론의 주요 화두는 AI였으나, 실제 사업의 중심에는 여전히 블록체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변화된 업계 상황과 각 기업의 규모, 사업 방향, 구성원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기술들의 흐름과 변화의 영향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다만, AI 기술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구체적인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BM)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은 다양한 키워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기대에 부응하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행사를 주최하고 후원하는 입장에서 발표장의 필요성은 있었으나,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시간 이어진 프로그램과 다소 산만한 구성은 효율적이지 못했다.

후원사들의 블록체인 사업 공유와 스타트업에 대한 법적 조언

행사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후원사들의 블록체인 사업 현황 공유였다. 투자·금융·솔루션·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현실적인 사업적 부담감이 공존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해당 사업 계획에서는 경험과 지식 기반의 기술 발전보다는 AI라는 새로운 흐름에 기대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AI 기술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오픈소스 및 개인정보 관련 법적 문제에 대한 조언은 스타트업들에게 큰 의미를 던져주었다. 외부 의존도가 높은 AI 기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법적 리스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피칭, 현실적인 블록체인 사업으로의 전환 모색... 아쉬운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이어진 AI·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피칭에서는 다소 난해하고 실생활과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기존의 블록체인 사업들이 점차 현실적인 영역으로 발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블록체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해 사업의 규모를 줄이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SW 중심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스타트업들의 IR에서도 예외 없이 모든 팀들이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업 아이템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 수준의 시야에서 제시된 사업 아이디어들은 시장성과 구체적인 BM보다는 아이디어 자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최근 대부분의 피칭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사업 모델에 단순히 'AI'라는 단어만 붙인 듯한 발표는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본지 기자가 심사위원의 입장이었다면, 각 사업 아이템에 "왜 AI가 필수적인가?",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을 진행할 것인가?", "시간 및 비용 효율성은 확보되었는가?", "핵심 기술이나 데이터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생존 가능한가?" 등 현실적인 질문들을 던졌을 것이다.

블록체인-핀테크 연계, 여전한 규제와 이해관계의 벽

블록체인과 핀테크의 연계성은 여전히 법적 규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기존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과 핀테크가 진정으로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점이 언제 도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이러한 장벽들이 허물어지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행사장에 감돌았다.

이번 행사는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으나, 제시된 다양한 키워드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생존 가능한 사업'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과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