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지난 5월 14일,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AI 엑스포 코리아 2025'(AI Expo Korea 2025, 국제인공지능대전)는 국내 AI 산업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단순히 기술 트렌드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산업의 역동성과 잠재력, 그리고 당면한 과제까지 다각도로 드러냈다.

전시장의 첫인상은 익숙한 얼굴들의 AI '옷' 갈아입기였다. 하드웨어 기반의 탄탄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룹웨어, 회계, 이미지 분석 등 기존 주력 사업 영역에 AI를 접목한 솔루션들이 전면에 배치된 모습은 현재 국내 AI 도입의 현실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핵심 기술 자체의 혁신적인 도약보다는 이미 검증된 서비스에 AI라는 '플러스 알파'를 더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엿보였다. ETRI,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같은 기관들의 참여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며, 산업 전반의 AI 수용 움직임을 가늠케 했다.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최근 몇 년간 사업적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AI 관련 사명 변경과 함께 대규모 부스를 마련한 이들의 모습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AI에서 찾고자 하는 절박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과연 진정한 기술 혁신을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장의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과거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다소 떨어져 보이거나, 아직은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AI 사업으로의 변신은 사업적인 기회 포착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단순 트렌드 편승에 그치지 않느냐는 의구심도 동시에 자아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반면, 삼일회계법인의 부스에서 발견한 AI 도입 사례는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회계라는 전통적인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는 AI가 특정 기술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전문 분야에서의 AI 적용 확대는 AI가 실생활과 더욱 밀접해질 미래를 예고한다.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AI 엑스포 코리아 2025(국제인공지능대전) 현장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미지 생성, 영상 분석, 자체 LLM 기반 챗봇, QA 레벨 AI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AI가 '추가적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도 두드러졌다. 이는 직접 AI 엔진을 구축하기 어려운 수요자와 개발자 간을 연결하는 Agent-to-Agent(AtoA) 모델의 진화로 해석될 수 있다. AtoA 모델은 AI 기술 생태계를 더욱 확장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로 AI 도입을 촉진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인 진보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의 AI에 대한 이해 부족과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AI 기술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데이터 보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에이전시와 같은 중간 조직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AI 엑스포 코리아 2025는 한국 AI 산업의 현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는 자리였다. 주류 기업들의 '플러스 알파' 전략 속에서 진정한 기술 혁신을 이끌어낼 스타트업들의 활약, 그리고 AI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앞으로 한국 AI 산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단순한 기술 전시회를 넘어,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이번 행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