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사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초 KAI는 올해 초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다목적 수송기, 고속중형기동헬기, 민·군겸용 미래항공모빌리티(AAV), 우주 솔루션, AI 중심 소프트웨어(SW) 등 6가지 미래사업을 제시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KAI, 펀진·메이사 2대 주주 등극

KAI는 올 하반기 펀진과 메이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각각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펀진과는 6대 미래사업 핵심인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 구현을 목표로 133억 원을, 메이사와는 기존 영상 서비스를 비롯해 항공 영상분석, 3D 지도 등 항공 분야 협력을 위해 10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KAI는 메이사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1년 40억 원을 시작으로 2022년 메이사와의 합작법인 메이사플래닛에 27.6억 원을 투자했으며, 올해에는 메이사와 메이사플래닛의 합병과 동시에 1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KAI는 위성개발부터 생산·시험, 발사, 운영·활용 서비스에 이르는 우주 사업의 토탈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위성 영상 분석 기반의 우주 서비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총 77.6억 원에 달한다.
향후 KAI는 메이사의 위성 영상 분석데이터를 항공기 수출 시 옵셋으로 제공하거나 수출 패키지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시뮬레이션 개발사업에서 3D 지도를 공동 개발하는 등 위성 영상 서비스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메이사와 메이사플래닛의 합병으로 메이사가 드론과 위성을 아우른 종합 영상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KAI가 구상하고 있는 우주사업과 차세대 공중전투체계에서 영상 분석이 매우 중요한 만큼 양사의 발전이 함께할 수 있도록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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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제노코 경영권 인수로 위성통신·항공전자 분야 입지 강화

KAI는 지난달 위성통신 탑재체 및 항공·방산 전자 기업 제노코와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제노코의 최대주주인 유태삼 대표 보유 주식 50%와 2대 주주의 주식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KAI는 약 37.95%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제노코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수로 KAI와 제노코는 위성통신·항공전자 분야에서 부품계통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재료비 절감, 기술 내재화, 개발 역량 강화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KAI는 위성시스템의 체계종합과 중대형 위성개발을 담당하고, 제노코는 초소형 위성 체계와 핵심부품을 개발함으로써 우주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항공전자 분야에서도 국산 항공기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항공전자 부품을 공동 개발해 핵심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제노코는 위성 및 항공전자 핵심 계열사로 성장할 것이며 이를 통해 KAI의 항공기와 위성 수출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KAI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투자 및 협력을 통해 국내 방위·우주 산업의 기술 기업들을 육성하고,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2004년 설립된 제노코는 위성용 시험장비 개발, 지상국 설치 사업, 우주 및 방위사업의 주요 부품 개발·생산을 통해 국내 우주·항공전자 핵심기술 기업으로 성장해왔으며, 2022년에는 '방산혁신기업 100' 프로젝트의 위성통신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방산혁신기업 100'은 우주·반도체·AI·로봇·드론 등 국방 첨단전략산업 5대 분야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