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대신증권)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대신증권)

'누리호에 참여한 우주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알린 컨텍이 일반 공모청약에서 한 자릿 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컨텍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결과 9.09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팩을 제외한 올해 공모주 가운데 티이엠씨(0.81대 1), 넥스틸(4.63대 1), 나라셀라(4.84대 1), 오브젠(5.97대 1)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은 경쟁률이다. 증거금 또한 약 527억 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금번 공모는 신주 200만 주(97.07%), 구주 6만 주(2.91%)로 구성됐으며 배정 물량은 기관투자자 154만 5,000주, 일반투자자 51만 5,000주다.

앞서 컨텍은 지난달 20일부터 5영업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국내외 782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198.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20,300~22,500원) 상단인 22,500원에 확정됐다. 당시 참여기관의 95%인 743곳이 밴드 상단 이상의 금액을 제시했으며 이 중 25,000원을 제시한 기관의 비중이 35.81%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신청수량 기준 1.24%에 그쳤다.

컨텍, 오버행 우려… 상장 3개월 후 67% 물량 쏟아진다

이번 IPO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보유물량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컨텍은 IPO에 앞서 지난해 6월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61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시리즈A, B 단계의 투자 금액인 136억 원을 합산한 누적 총액은 746억 원이다. 지분을 보유한 벤처캐피탈의 수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이렇듯 지분을 가진 FI들이 많다 보니,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성희 대표의 공모 후 지분율은 24.92%, 임원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28.74%로 낮은 편이다.

컨텍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상장예정주식수(1,444만 4,224주) 가운데 약 29.95%에 해당하는 432만 6,724주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최대주주의 보유주식은 상장 후 1년간 의무보유되지만, 해당 기간이 종료된다 해도 사실상 매도는 쉽지 않다. 투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성희 대표는 2년의 자발적 보호예수기간을 추가 연장하며 총 3년간 매각을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잔여지분 대부분이 FI의 몫이라는 점은 걸림돌이다. 공모가 기준 컨텍의 시가총액은 3,250억 원으로, 시리즈C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1,900억 원)의 약 1.7배 수준이다. FI로서는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도 차익실현에 나설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현재 벤처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컨텍의 지분은 전체 주식의 39.9%에 해당하는 576만 3,000주로, 1~3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가 설정된 상태다. 결국,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69.85%에 해당하는 1,008만 9,724주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임직원 근로의욕 고취 등의 목적으로 발행한 92만 2,780주의 스톡옵션 가운데, 1차 스톡옵션 부여 수량인 49만 8,420주의 행사시기가 2024년 3월 도래하는 점 또한 변수다. 해당 수량 중 4인의 임원을 대상으로 부여한 10만 620주의 경우 상장 후 1년간 매도가 제한되지만, 나머지 39만 7,800주는 내년 3월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이처럼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중장기 주가 흐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컨텍은 오는 3일 증거금 납입 및 환불 등의 과정을 거쳐 이달 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총 공모금액은 463.5억 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250억 원이다.

컨텍 사업 분석

컨텍 비즈니스 모델 (출처: 컨텍 IR Book)
컨텍 비즈니스 모델 (출처: 컨텍 IR Book)

우주 산업은 크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업스트림은 위성과 발사체를 우주로 올리는 것, 다운스트림은 위성에서 데이터를 내려보내고 이를 가공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컨텍은 다운스트림 분야의 우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항공우주 스타트업으로, 2015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의 이성희 대표가 설립했다.

컨텍은 자체 우주지상국을 통해 국내·외 정부기관이나 민간이 운용하는 위성을 대상으로 데이터 수신, 위성 영상 전처리 및 활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제주 지상국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서 12개의 글로벌 지상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3차 발사 당시 위성의 교신을 위해 컨텍의 지상국이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컨텍은 이번 상장 추진으로 글로벌 우주지상국 네트워크 강화, 자체 위성(EO/SAR) 발사, 우주 신사업 개발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산업·자연 재해 모니터링, 항만 모니터링 등의 분석이 가능한 위성영상 활용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는 해상도 1.5m의 자체 위성을 발사함으로써 위성영상의 판매 및 활용 분야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전 세계 위성은 향후 10년간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위성이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 수신에 반드시 필요한 지상국의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직접 구축하고 운용하기에는 기업마다 기술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컨텍의 지상국 서비스는 앞으로도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실적 및 자금 사용 계획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컨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12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3억 원, 당기순손실은 206.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 라운드에서 발생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인해 168.6억 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과 34.7억 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컨텍의 회계적 손실액은 203.3억 원에 달한다.

이에 회사 측은 "올해 5월 상환전환우선주가 전량 보통주로 전환됨에 따라 2024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적자 폭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여 "지상국 구축에 20~25억 원 정도를 투자하는데 한 곳 당 30년을 사용할 수 있다. 보통 3년 내 투자 비용이 회수되기 때문에 나머지 27년 동안은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매출이 이익으로 계산된다. 지상국 서비스를 본격화한지 1년 반 정도 됐기 때문에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컨텍은 금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473.5억 원(상장주선인 의무인수금액 포함) 가운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453.9억 원을 시설 및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공모자금의 대부분인 390억 원을 지상국 구축 및 위성 발사 등을 위한 설비에 투자할 예정이며, 그 외 63억 원은 마케팅 및 인력관리 등의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컨텍은 올해 말까지 총 500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167억 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628억 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신규사업 중 초저궤도(VLEO) 군집 위성은 현재 해외 정부기관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초저궤도에서의 군집위성 30기 발사 추진을 협의 중에 있으며, 발사 이후에는 컨텍의 글로벌 지상국을 통해 획득한 영상을 국방과 재난, 스마트시티, 해양 및 농림 등에 활용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성희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컨텍은 지속가능성이 큰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도 큰 회사"라며 "이미 글로벌 상위 기업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만큼 상장 이후 우주 산업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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