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등장으로 시작된 초거대 AI 열풍으로 생성형 AI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주로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최근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2032년 1조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400억 달러 규모에서 10년 사이 30배 넘게 확대되는 수준이다. 

만디프 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는 "향후 10년 동안 생성형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들은 초거대 AI 시대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네이버와 KT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초거대 AI 모델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정부,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 및 활성화 나서

출처 =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처 =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윤석열 정부가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민간 AI 모델과 기술을 토대로 공공 분야에서 활용할 전용 초거대 AI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국내 초거대 AI 기업,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이 참석한 가운데 '초거대 공공 AI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TF는 민간·관계 부처·공공기관 협업 채널로 '정부 전용 초거대 AI'를 활용해 공무원 업무효율을 향상하고 공공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구성됐으며, 네이버 하정우 소장, KT 배순민 소장, SK텔레콤 성석함 부사장, 카카오 최동진 부사장 등 국내 초거대 AI 기업 4개 사 참여했다.

1차 회의에서 이들은 초거대 AI 생태계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공유하고 민관 협업을 바탕으로 한 AI 서비스 시범 개발 추진계획 등을 발표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향후 TF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 계획상 초거대 공공 AI 관련 과제를 이행할 예정"이라며 "TF에서는 보안성을 확보한 별도 영역에 민간 AI 인프라를 연결해 내부 데이터를 학습, 활용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거대 AI 모델 공급자로 KT∙네이버 등 4개 사 선정

아울러 이날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추진 중인 '초거대 AI 활용 지원 사업'의 AI 모델 공급자로 네이버와 KT, 마음AI, 바이브컴퍼니 등 4개 기업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을 통해 정부는 초거대 AI 국내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네이버∙KT 등이 제공하는 초거대 AI 모델을 공공기관을 포함해 국내 기업 125곳에 제공하고 초거대 AI 활용 방법에 관한 단계별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AI 스타트업 서밋, 초거대 AI 생태계 매칭데이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사 최초 초거대 AI 개발사 합류

출처 =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출처 =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초거대 AI 시장의 급성장이 전망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초거대 AI 개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국내 게임사 최초로 초거대 AI 개발사로 합류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5일 엔씨소프트는 유튜브를 통해 생성형 AI에 대한 영상 'EP. 01 Be [Creative] Human - 창의에 도전하는 AI'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로 불리는 토드 마코버 MIT 미디어랩 교수가 나와 창의에 대한 본질과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및 전망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상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Be Human〉은 생성형 AI와의 공존 시대에 인간의 역할을 탐구하는 콘텐츠 시리즈"라면서 "인류가 유례없는 문명의 대전환을 맞이한 지금 AI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며 초거대 AI 언어모델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자체 언어모델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챗 GPT와 같은 규모(1,750억 개 파라미터)의 언어모델 개발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지난 5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회사는 AI 기술이 게임과 결합해 회사와 고객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AI 기술 개발에 힘써오고 있다"라며 "올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 AI 플랫폼을 사내에 공개해 임직원들이 AI 기술을 실제 게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하반기 국내 '초거대 AI 개발' 경쟁 본격화

엔씨소프트가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SKT), LG에 이어 국내 6번째 초거대 AI 개발사로 합류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개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출처 = 네이버
출처 = 네이버

대표적으로 지난 2021년 국내 최초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인 네이버는 오는 7~8월경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2,400억 개 파라미터 규모로 글로벌 AI 모델 대비 6,500배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가 학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카카오
출처 = 카카오

카카오는 초거대 AI 언어모델 'KoGPT'를 고도화한 'KoGPT2.0'(코GPT 2.0)를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코GPT 2.0은 GPT-3(오픈AI가 개발한 언어모델)에 기반한 초대규모 AI 모델로 카카오톡, 카카오맵 등 자사 플랫폼에 적용되는 AI 서비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중으로 파라미터와 데이터 토큰(어절)의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홍 대표는 올해 초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는 "카카오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진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 GPT를 활용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특정 카테코리 특화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미지 생성, 이미지 변환, 이미지 포토샵의 기능을 제공하는 '칼로 2.0(Karlo)' △챗봇 AI '다다음' △신약 개발 플랫폼 AI 'Galux'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KT는 파라미터 2,00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믿음'을 통해 AI 챗봇과 정보 요약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SKT는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인 '에이닷'(A.) 역량 확대와 해외 진출을 목표로 이달 초 '에이닷 사업 추진단'을 'AI 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 AI 테크 사업부'로 확대 개편했다.

출처 = LG
출처 = LG

LG는 2021년 12월 공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LG AI연구원은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퓨리오사AI와 초거대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엑사원 기반의 '생성형 AI' 상용 기술을 검증하기로 했다. 또 LG 주요 계열사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을 접목한 AI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초거대 AI

초거대 AI는 기존 AI에서 한 단계 진화한 차세대 AI로,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AI보다 사람의 뇌에 더 가깝게 설계돼 사고와 학습, 판단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미국 오픈AI(Open AI)가 초거대 AI 모델 'GPT-3.5'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챗GPT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에 초거대 AI 열풍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국내 초거대 AI로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카카오브레인의 KoGPT, LG의 엑사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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