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가 중대한 위협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기업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에서 생물다양성 보존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의 ESG 실천 영역이 기후·탄소 중심에서 생태계 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와 KT는 잇따라 국립생태원과 손잡고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네이버, 국립생태원과 생물다양성 보전 MOU 체결... ESG 실천 강화

네이버는 지난 13일 국립생태원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생물다양성 정보 확산, 자연자본 공시(TNFD) 대응, ESG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 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연자본 공시
자연자본 공시는 기업 활동 과정에서 숲·물·토양·동식물 등 자연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러한 영향과 의존도가 재무 성과에 어떤 결과를 주는지 평가해 투자자에게 알리는 제도다.
기후변화 공시에 이어 국제사회가 자연자본까지 공시 의무화 흐름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은 △자연자본 공시 관련 생태 자문 △생태 전문지식의 데이터화 및 확산 △사업장 외부 생물다양성 복원 지원을 위한 기술 자문 △생태 관련 포럼·심포지엄 공동 개최 △임직원 대상 ESG 교육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협약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생태 정보가 다양한 이용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ESG 흐름 속에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간의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동아 네이버 ESG정책 리더는 "생물다양성은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환경 이슈 중 하나"라며 "네이버는 국립생태원과의 협력을 통해 생태 기반 ESG 실천 역량을 강화하고, 생물다양성 증진 및 복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KT-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지역으로 '양산시 원동 습지' 선정

앞서 KT도 국립생태원과 손잡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나섰다. KT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 이스트에서 국립생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후 변화로 급감하는 생물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KT는 국립생태원과 함께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기준에 따라 자연자본 평가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 멸종위기종의 40% 이상이 서식하는 주요 습지 지역에서 보전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첫 번째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지역으로는 '양산시 원동 습지'가 선정됐다. 이곳은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양 기관은 보전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협력 대상지로 삼았다. 원동 습지는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의 서식지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서울개발나물의 유일한 자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
향후 KT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연계해 장기적인 생태환경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생태계 교란종 제거, 멸종위기 및 국가 보호종의 서식지 조성 등 현장 중심의 보전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태성 KT ESG경영추진실장은 "생물다양성 보전은 ESG 환경 분야의 핵심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KT는 자연자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생태원과 생물다양성 보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