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IBK 창공 데모데이에 다녀왔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IBK 창공 데모데이 현장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지난 2022년 마지막으로 참석했을 당시만 해도 지원 분야와 스타트업 성장 단계가 다소 혼란스러웠고, 정부 지원 기관이라는 한계 속에서 방향성을 찾기 위한 고심이 엿보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프로그램의 체계성이나 차별성, 실질적인 성장 지원 역량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5년 6월 현재의 IBK창공 데모데이는 한층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진화한 모습이었다. 행사 시작 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 구성과 지원 체계를 살펴본 결과,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로 최적화된 지원 시스템과 다양한 네트워킹 공간, 실전 중심의 멘토링, 투자 유치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관리 등 지난 3년간의 내공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다이어그램이 아니라, IBK만의 강점과 운영 노하우가 녹아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IBK 창공 데모데이는 '있어 보인다', '이제는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긍정적 첫인상을 남겼다. 일단 여기까지는 합격점이다.
'진짜 성장'에 집중하는 IBK 창공

2025년 IBK 창공 데모데이는 기대를 뛰어넘는 화려함과 규모로 참석자들을 맞이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수많은 참가자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으며, 특히 유럽 주요 국가들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IBK 창공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과 성과 창출에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금융기관의 특성을 살려 '투자'보다는 '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이디어 단계의 스타트업이 아닌, 이미 매출을 내고 수익을 창출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진짜'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행사 전반에 드러났다.
즉, IBK 창공은 대출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자신감과 실적을 갖춘 스타트업에 집중한다. 초기창업패키지 등 단기 지원이 아닌 수억 원의 대출을 활용해 공장 가동, 인력 채용, 매출 확대 등 본격적인 스케일업이 가능한 기업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이는 정부 지원사업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정부 지원사업은 인건비와 사무공간 등 무상 지원이 최대 3년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기간 내에 실질적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스타트업은 지원 종료와 함께 생존이 어려워진다. 유니콘은 커녕, 살아남기조차 버거운 구조다.
IBK 창공 데모데이에서 얻은 것

이번 데모데이에 참가한 회사들도 모두 3~7년 차, 적지 않은 성과와 매출을 가진 스타트업들이었다. 지원사업의 심사보다는 제대로된 벤처캐피탈(VC) 투자심사에 가까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피칭을 통해 각 스타트업의 성장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였다.
본지 기자가 AC로서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자주 하는 조언이 있다. 큰 데모데이는 참석만 해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 부족하든 넘치든, 다른 회사들의 피칭을 보면서 성장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IBK 창공 프로그램의 데모데이는 충분히 그 시간을 보상할 자리였다.
만약 당신의 회사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스타트업이 아니라,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기업이라면 IBK 창공의 문을 두드려 볼 가치가 충분하다. IBK 창공은 화려함 그 너머의 실질적 성장 지원으로, 당신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