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아마존
출처 = 아마존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민간 우주 기업들이 저궤도(LEO) 위성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6월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유텔샛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을 공식 승인하면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미래 통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국내 통신망 사각지대 해소와 공공안전, 재난통신 등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 규모는 연평균 24%로 성장해 2021년 312억 달러에서 2030년 2,162억 달러로 7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저궤도 위성통신 비중은 약 67%에 달한다. 소형 위성의 대량 발사, 통신 사각지대 해소, 미래 6G 인프라 구축 수요, 민간 우주기업의 상업화 본격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저궤도 위성통신 

저궤도 위성통신은 300~1,500km 사이의 낮은 고도에서 지구를 공전해 빠른 데이터 전송과 낮은 지연 시간을 제공하는 통신 위성이다. 낮은 궤도에서 100~120분마다 지구를 공전해 초저지연·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통신 인프라와 차별화된다.

이러한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백~수천 개의 소형 위성을 발사해 대규모 위성 군집(콘스텔레이션)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져 제작과 발사 비용이 기존 정지궤도 위성 대비 크게 줄었으며, 신호 전달 거리 역시 짧아 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산간·도서·사막 등 기존 지상망이 닿지 않는 통신 음영지역까지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아울러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지상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통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이런 특성 덕분에 저궤도 위성통신은 6G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민간 기업이 이끄는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스페이스X·아마존·원웹, 저궤도 위성통신 패권 경쟁

현재 저궤도 위성산업은 미국의 스페이스X(SpaceX)와 아마존(Amazon), 영국의 유텔샛 원웹(Eutelsat OneWeb) 등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스페이스X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기반으로 7,000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며 위성통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스타링크 (출처 = 스타링크 공식 홈페이지)
▲스타링크 (출처 = 스타링크 공식 홈페이지)

스페이스X가 전개하는 스타링크는 고도 약 550km의 저궤도에 수천 기의 위성을 배치해 지구 전역에 고속·저지연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정지궤도 위성(고도 약 3만 6,000km) 대비 신호 전송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서비스에서 다운로드 속도는 100~250Mbps에 달하며, 데이터 전송 지연(레이턴시)은 20~40ms 수준이다. 다운로드 속도는 일반 가정용 광(FTTH) 인터넷의 평균 속도(100~500Mbps)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으며, 지연 시간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600ms 이상)과 비교해 매우 짧다. 

또한 위성 간 레이저 링크와 빔포밍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처리 효율을 극대화했다. 해상·항공·산간 등 기존 통신망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개인·가정용부터 산업·공공 분야까지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도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는 2023년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SK텔링크 등과 협력해 서비스 인프라를 확장 중이다.

스페이스X는 2015년 스타링크를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약 7,000기의 위성 배치를 완료했으며, 최종 목표는 4만 2,000기의 위성으로 구성된 '메가 콘스텔레이션'을 구축해 네트워크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총 170회의 발사를 계획 중이며, 지난달까지 우주 발사체 팰컨9(Falcon9)를 이용해 48건의 위성 발사를 마쳤다.

한편, 스타링크는 전 세계 125개국에서 상용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누적 가입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유텔샛 원웹의 원웹

▲유텔샛 원웹 위성망을 활용한 한화시스템 저궤도 위성통신망 가상도 (출처 = 한화시스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위성통신 기업 유텔샛 원웹은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원웹'을 기반으로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프랑스 유텔샛(Eutelsat)과의 인수합병(M&A) 절차를 완료한 후 사명을 원웹에서 유텔샛 원웹 으로 변경했으며, 세계 최초의 완전 통합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 사업자다.

2025년 기준 630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1단계 글로벌 위성군을 완성했으며, 향후 6,000기 이상으로 확대하는 2단계 계획도 추진 중이다.

원웹의 위성은 약 1,200km 상공을 운행하며, Ku·Ka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고속·저지연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한다. 위성 간 레이저 링크를 통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고, 중복 빔 설계로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커버리지를 강화했다.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50~200Mbps, 지연시간은 70ms 이하이며, 해상, 항공, 이동체, 재난통신 등 다양한 특수 환경에서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보장한다.

또한 원웹은 B2B·B2G 시장을 중심으로 통신사업자·기업·정부기관과 협력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시스템, KT SAT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산업·공공 분야의 고신뢰 통신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마존의 카이퍼

출처 = 아마존
출처 = 아마존

아마존은 저궤도 위성통신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를 통해 스페이스X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이미 7,000기 이상의 위성을 운용하며 5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아마존은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 품질, AWS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카이퍼는 약 630km 고도에 총 3,236기의 저궤도 위성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전 세계 어디서나 고속·저지연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유선망이 닿지 않는 오지·농촌·도서 지역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표준형 단말기를 통해 최대 400Mbps, 상업용 단말기는 최대 1Gbps의 속도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카이퍼는 2020년 7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승인을 획득했으며, FCC 라이선스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위성의 절반(1,618기)을 발사·운영하고, 2029년 7월까지 전체 위성망을 완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현재까지 카이퍼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지난 4월 아틀라스 V 로켓을 통해 27기의 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아틀라스 V 로켓'은 미국의 록히드 마틴에서 개발하고 연합발사동맹(ULA)에서 제작·발사하는 로켓이다.

과기정통부, 저궤도 위성통신 국경 간 협정 승인... 스타링크·원웹 서비스 개시 '초읽기'

출처 = Canva
출처 = Canva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최근 스타링크코리아(스페이스X)와 한화시스템·케이티샛(유텔샛 원웹)이 각각 체결한 국경 간 공급 협정 총 3건을 모두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영국 유텔샛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원웹'이 국내에 공식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해외사업자는 국내에서 직접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반드시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 국경 간 공급 협정을 맺고,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2023년 한국 법인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하고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후 스페이스X와 체결한 협정 승인을, 원웹은 한화시스템·케이티샛과 각각 협정을 맺고 승인을 신청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전파법에 따른 이용자용 단말기(안테나) 적합성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 평가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빠르면 6월부터 국내에서 스타링크·원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개시 시점은 각 사업자가 결정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승인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 가능성, 국내 통신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보호에 관한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라고 밝혔다.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 개막... 스타링크·원웹 진출에 국내 증시 '들썩'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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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을 공식 승인하면서 국내 통신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승인으로 위성통신 인프라의 본격적인 확장과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승인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이른바 '스페이스X 관련주'와 '원웹 관련주' 들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LK삼양은 약 5,329만 주가 거래되며 전일 대비 20.67% 오른 3,065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1,611억 원에 달하며 당일 시가총액(1,555억 원)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LK삼양은 우주항공용 광학 모듈 사업에 진출해 있으며, 스페이스X가 발사하는 위성에 자사가 개발 중인 ‘심우주항법용 차세대 별추적기’가 탑재될 예정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인텔리안테크는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6.8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유텔샛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 단말기(평판형 안테나 등) 제조 파트너로, 원웹에 해상용 및 지상용 위성통신 안테나를 공급하고 있다. 

센서뷰도 소폭(2.69%) 상승세를 나타냈다. 센서뷰는 미국 스페이스X의 공식 벤더사로 등록돼 있으며, 2018년 스페이스X에 고주파 케이블을 공급한 이력이 있다. 당시 공급된 케이블은 주로 지상 장비용이었으나, 최근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에 탑재될 고주파 케이블의 시제품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의 이력이 부각되면서 세아베스틸지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강세를 보였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이 스페이스X에 로켓·위성용 특수합금을 공급한 이력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누적 상승률은 23.88%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투자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약 8.8%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위성 제작,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전자식 안테나 사업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이자 모회사로, 방산·항공·우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들어 11.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