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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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토킹이 스타벅스 한구석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저를 방해합니다.

설명하는 젊은 남자와 끄덕이며 듣는 조금 덜 젊은 남자.

그 둘의 이야기가 자꾸 신경 쓰입니다.

아는 단어가 나오고 들은 듯한 어투가 자꾸 귀에 걸립니다.

 

갑자기 스타트업 회사 이름이 툭 튀어나옵니다.

이 회사는 사업이 잘 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맹점이 늘고 있고, 수익은 아직 없어도 다른 수치들은 좋다고 합니다. 곧 해외 출장을 간다고도 합니다. 누가 연결을 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코인판 영업하던 옆자리 테이블에 뛰어들고 싶었던 그 날이 생각납니다. 

"듣지 마세요. 다 거짓말입니다"

 

완전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설명은 특징이 있습니다.

◆설명에 설명이 붙습니다. 한 줄로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자꾸 보충 설명을 해야 합니다. 보충의 보충의 보충이 필요한 사업은 완전하지 않은 사업입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주변의 이야기를 합니다. 주변의 관심이 아주 특별하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스타트업인데 어디서 그렇게 많은 회사들을 만나고 마음을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큰 브랜드와 큰 회사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 출장이 기다리고 있고 가기만 하면 바로 계약이 된다고 합니다. 아직 문서는 없어도 구두로는 다 이야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문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이 최종적으로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관련 메일과 계약 요약본 등 최소한의 근거 자료는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모든 숫자가 자신 없이 너무 정확합니다. 직원 수, 매출, 성장률 등 뭔가 머뭇거리지만 곧 소수점까지 포함된 숫자들을 제시합니다. 참 대단합니다. 그 숫자들을 저리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니. 

사업은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듣고 현장을 확인하고 질문을 던지며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사업과 투자의 본질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토록 좋은 사업 기회를 오직 나에게만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내가 특별히 만만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잊지 맙시다. 

나한테만 오는 기회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