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그룹이 미래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핵심 사업으로 '클린테크'를 선정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2022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향후 5년간 총 1조 8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기존 석유화학 중심 사업을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클린테크는 탈탄소와 순환 경제 체계 구축 등 기업의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을 의미한다. LG그룹은 이 분야에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 및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저감 기술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그룹 측은 클린테크 육성 배경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미래 세대에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역량 강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제품 수명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LG그룹은 친환경 클린테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클린테크 전담 부서 'ES사업본부' 신설... HVAC 사업 속도

클린테크 사업의 일환으로 LG전자는 지난해 말 클린테크 전담 부서인 ES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목표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사업 기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E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자사의 고성능 시스템 에어컨인 '멀티브이 아이' 제품을 앞세워 초고효율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사업본부는 시스템 에어컨에 고성능 AI 엔진 및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하고, 열교환기 확대 및 내염 성능을 강화해 제품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이를 통해 저부하 운전 조건에서도 기존 대비 최대 33% 에너지 효율을 향상했으며, 중앙제어기에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해 건물 전체의 에너지 관리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LG전자는 지난 4월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와 '멀티브이 아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현지 친환경 건물 인증 프로그램에서 최고 등급 기준을 유일하게 충족한 제조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LG전자는 동남아시아 친환경 공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의 그린마크 인증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정책에 대응해 현지 맞춤형 공조 사업 기회를 적극 확보해 나갈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AI 시대 도래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고효율 HVAC 솔루션 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2024년 147개에서 2029년 637개로 약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LG전자는 데이터센터 SI(시스템 통합) 전문기업 'GS ITM'과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및 IT 인프라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MOU는 SI 기업인 GS ITM이 전체적인 설계 및 운영을 총괄하며, LG전자가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기냉각 및 액체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수도권 내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HVAC 제품 및 운영 솔루션 공급에 협력하고,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에너지 진단을 통한 고효율 시스템 최적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박완규 LG전자 ES사업본부 칠러사업담당은 "GS ITM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데이터센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급하게 됐다"라며 "고효율·고성능 HVAC 기술을 기반으로 B2B 사업 성장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현재 고효율 HVAC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냉각 솔루션을 개발하고 국내외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향후에도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 수요 증가에 따라 △CDU(냉각수 분배 장치)를 활용해 칩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냉각 솔루션 △칠러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룸 내부 온도를 낮추는 공기냉각 솔루션 △직류 전력에 대응하는 공조 솔루션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냉각 솔루션 등을 통해 B2B 사업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LG NOVA, AI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 '파도' 독립법인 전환... 클린테크 육성 본격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이하 LG NOVA)가 AI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보유한 미국 클린테크 스타트업 '파도 AI 오케스트레이션'(이하 파도)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고 본격적인 성장 지원에 나섰다.
파도는 LG NOVA 내 신사업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시작된 사내 스타트업으로,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공급을 실시간 분석하고 전력 부하 및 비용을 예측하는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해당 솔루션은 기업의 에너지 효율성 및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분산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등의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에너지 테크 기업 '마라'(MARA)와 협력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 개발에도 착수했다. 양사는 10만 대 이상 서버를 갖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실시간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에너지 공급과 부하 관리를 최적화하는 AI 기반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시간대별로 전력 소비가 불균형하게 발생하는데,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통해 피크 부하 시간대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전력 사용을 분산시켜 외부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친환경적 가치를 실천해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LG NOVA 부사장은 "에너지 산업이 기술 중심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가운데 LG NOVA는 그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리만의 신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