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스튜디오형 웹툰 제작사 와이랩의 공모청약이 금일 종료됐다. 최근 특례상장 기업들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공모주 중 처음으로 성장성 특례 전형을 택한 만큼 향후 주가 행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10일부터 오늘(11일)까지 진행된 와이랩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는 총 36만 272건의 주문이 접수되면서 최종 경쟁률 1917.16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6조 4700억 원 규모다. 이번 상장공모는 100% 신주모집(300만 주)으로 진행됐으며 배정 주식 수는 기관투자자 216만 주(72%), 일반투자자 75만 주(25%), 우리사주조합 9만 주(3%)다.

와이랩은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7,000~8,000원) 상단을 초과하는 9,000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 지으며 기관투자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 가운데 2곳을 제외한 1923곳이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른 와이랩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821.64대 1,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14.72%로 집계됐다.

상장 방식은 성장성 특례를 택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기술 및 사업 잠재력이 큰 기업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로 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만족할 시 대표 주관사가 보증인이 되어 상장심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상장 후 6개월간 풋백옵션을 보장해야 한다. (*풋백옵션: 상장 이후 기업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 때 이를 주관사가 되사는 환매청구권 제도)

올해 3월 기준 최대주주는 와이랩 설립자인 윤인완 총괄 프로듀서로, 22.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3대 주주는 네이버웹툰(12.02%)과 CJ ENM(12.01%)으로, 두 기업 모두 설립 초기 전략적 투자자(SI)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펄어비스, LB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키움증권 등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와이랩의 첫 거래는 오는 20일 이뤄진다. 최종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424.8억 원이며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상장예정주식수(1583만 1354주)의 37.53%인 594만 937주다.

와이랩 주요 사업 분석

와이랩 대표 웹툰 (출처: 와이랩 홈페이지 갈무리)

와이랩은 '심연의 하늘', '아일랜드', '신암행어사' 등의 웹툰을 집필한 윤인완 프로듀서가 2010년 11월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다. 작가와 에이전시 계약을 통해 웹툰을 판매하는 국내 제작사와 달리 작가 양성, 스토리 기획, 웹툰 제작 등 벨류체인을 통합해 해당 작품에 대한 지식재산권(IP)까지 회사가 보유하는 스튜디오형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단일 제작 주체 하에 웹툰 및 영상 콘텐츠 스토리텔링 역량과 조직을 체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현재 종속회사인 와이랩아카데미와 와이랩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웹툰 작가와 제작 전문 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네이버웹툰으로, 올해 1분기 총매출의 54.98%가 웹툰 제작 부문에서 발생했다. 그 외 영상 제작 28.3%, 웹툰 현지화 10.95%, 웹툰 교육 4.94% 순이다.

와이랩의 궁극적인 사업 목표는 하나의 콘텐츠 IP를 다양한 장르로 변용해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다. 회사는 현재 출판·게임·음원·공연·애니메이션·NFT 등 웹툰 IP의 영향력 제고에 따라 OSMU 범위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콘텐츠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웹툰 시장은 전년 대비 23.2% 성장한 2.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웹툰과 출판만화의 2022년 말 기준 세부 시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간 보여준 국내 웹툰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비중을 감안할 때 올해 산업 규모 또한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적 및 자금 사용 계획

인포그래픽 = 곽혜인 기자 (자료출처: DART)

성장성 특례상장을 택한 만큼 실적은 불안정한 편이다. 지난해 와이랩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5% 증가한 297.8억 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4.4억 원으로 3개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순이익 흐름 또한 2020년 -10.9억 원에서 2021년 4.5억 원 흑자로 전환됐으나, 2022년 다시금 -5.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심준경 대표는 "웹툰, 영상을 외주 없이 자체 역량으로 제작하고자 인력을 채용하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라며 "지난해 제작한 드라마 매출 관련 정산을 아직 받지 못한 이유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와이랩은 공모가 선정 과정에서 미래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최대 1,200억여 원의 기업가치를 산출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3년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와이랩은 올해 387억 원, 2024년 782억 원, 2025년 974억 원까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98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3개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9억 원으로 흑자전환, 2024년 54억 원, 2025년 114억 원을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으며 당기순이익 또한 2025년 94억 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전망이다.

웹툰 및 영상 콘텐츠는 작품의 성공 여부가 주가의 등락을 좌우할 만큼 제작 지연, 실패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 이에 와이랩은 웹툰 자체 매출과 더불어 IP를 활용한 영상 매출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영상 또한 꾸준히 제작되지 않으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바,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와이랩 자금 세부 사용 계획 (출처: DART)

와이랩은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278.1억 원(의무인수금액 포함) 가운데 발행제비용 14.1억 원을 제외한 순수입금 264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먼저, 웹툰 저작물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웹툰 스튜디오 인프라 확보에 102.3억 원을 투입한다. 2025년까지 20명 이상의 웹툰 작가 직군 임직원을 신규 채용함으로써 웹툰 종수를 증가시키고, 와이랩아카데미의 지점 확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개별 크리에이터들의 창의성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를 선별해 개별 레이블을 신설할 예정이다.

드라마 저작권 확보 및 운영자금에는 1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현재 와이랩이 추진 중인 드라마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경우 약 40억 원 규모의 운전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기획개발 또는 제작 중인 다수의 프로젝트 안정성 확보를 위해 운전자금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 61.7억 원은 뉴미디어·기술 부문 신규 사업 진출에 쓰인다.

심준경 와이랩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와이랩의 기업가치를 믿고 성원을 보내주신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라며 "상장 이후 공개기업으로서 투명하게 경영하며 콘텐츠 제작사를 넘어 IP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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