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경영난으로 핵심 인력 일부를 제외한 '전 직원 권고사직'을 감행했던 베스파가 결국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왔다.

9일 베스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 외본자부 유치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각주관사인 도원회계법인은 이달 22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5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베스파, 킹스레이드 흥행 5년 만에 회생절차까지

베스파는 2017년 출시한 모바일 RPG(롤플레잉게임) '킹스레이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킹스레이드가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당시 베스파는 연간 1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끌어모았다.

기세를 몰아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차기작 '타임 디펜더스' 개발을 위해 대규모 인력,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2021년 국내 게임 업계 전반에 불던 개발자 연봉 인상 경쟁 흐름에 동참, 당시 전 직원의 연봉을 1,200만 원씩 인상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타임 디펜더스의 매출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신작 개발에 투입된 자금은 고스란히 영업 손실로 남았다. 결국 같은 해 6월 전 직원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논란이 일었고, 오랜 기간 별다른 개발 없이 제자리를 유지하던 킹스레이드 역시 매출 감소세를 피할 수 없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베스파는 2022년 2월 상장폐지 우려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으며, 8월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충성 유저마저 놓쳤다" 킹스레이드 리뉴얼 논란

출처 = 베스파
출처 = 베스파

이후 같은 해 10월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대규모 전투 리뉴얼을 단행하며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셨다.

리뉴얼에는 그간 곱산으로 계산되던 각종 대미지 효과들이 합산으로 변경됐고, 모든 영웅 및 몬스터의 공격 속도는 기존 대비 8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레벨별 성장 값의 변경으로 능력치가 조정되고 무기·보물·장비 등의 옵션 및 효과가 하락하는 등 게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베스파 운영진은 전투 밸런스의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리뉴얼을 단행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저들의 생각은 달랐다. 업데이트 직후 오랜 기간 게임을 이어온 이른바 '충성 유저'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폭증했고, 게임 커뮤니티 내 해당 리뉴얼을 둘러싼 논쟁이 일기도 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유저 이탈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킹스레이드의 주간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는 이전주 대비 20% 급감하며 25주간 가장 적은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리뉴얼을 단행한지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결국 올해 1월 베스파는 킹스레이드를 대상으로 IP(지적재산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경영·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해 이번 인수합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베스파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7.6% 감소한 51억 9,4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8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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