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철강업계가 업무협약을 통해 1500억 원 규모 펀드 조성 및 철강 생태계 개편과 도약에 나섰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이창양 장관 주재로 열린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에서 '저탄소 철강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산업부가 '철강산업 발전전략'의 목표로 내세운 것은 원료-공정-제품-수출로 이어지는 철강 밸류체인에 걸쳐 2030년까지 ▲철스크랩(고철) 산업생태계 구축 ▲세계최초 수소유동환원 기술개발 ▲친환경선박용 고망간강 밸류체인 완성 ▲글로벌 수출 3강 달성이다.

산업부는 철강산업의 경제성과 재활용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주요국들의 친환경 움직임과 정책변화를 언급하며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박성희 KG스틸 사장,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 이병형 아주스틸 사장 등 국내 7대 철강기업은 산업부와 '철강생산 저탄소화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그린철강위원회(2021년 1월 발족)를 개편한 '철강생산 저탄소화 얼라이언스(가칭)'를 1분기 내로 구성하고, 지난해 6월 조성해 운영 중인 '철강 ESG 상생펀드'를 우선 활용하되 해당 펀드 소진 시 철강생산 저탄소화에 특화된 1500억 규모 민간펀드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원료 부문에서는 철스크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동안 철스크랩은 국내에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로 취급돼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됐으며, 자원산업으로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산업부는 철스크랩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협의하고, 제조업에 준하는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법령정비도 검토할 방침이다.

세부내용으로는 올해 4월 중 제강사 및 제강사별 철스크랩 공급사로 구성된 '철자원 상생포럼'을 신설해 품질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도록 시장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2025년까지 250억 원을 투입해 AI를 활용한 고급스크랩 공급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정 부문에서는 앞서 '철강생산 저탄소화 추진 업무협약'에서 구성된 얼라이언스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저감을 위한 2374억 원 규모의 R&D를 지원하고,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을 통한 청정공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고로에 투입되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해 이산화탄소 대신 수증기가 배출되도록 하는 기술로, 도입 시 2050년까지 철강 탄소 배출 85%(86백만 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품 부문에서는 범용재 중심 산업을 고부가재 중심의 첨단소재산업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다중소재 적용에 대응해 이종소재 간 접합기술을 개발하고, LNG·액화수소 저장탱크 등 극저온환경에 견디는 고망간강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새로운 탄소규제가 등장하면서 탄소 감축이 수출 경쟁력이 되는 무역질서가 형성 중"이라며 "철강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청정철강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정부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민·관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