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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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은 더 이상 ESG가 기업들의 구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드는 현실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ESG'라는 다소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개념이 어떻게 구체적인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책으로 구현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이전의 산업 전시회와는 달리,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일반 관람객의 참여가 눈에 띄게 많았다. 이는 ESG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의식화'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다채로운 전시관, ESG의 현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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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크게 네 개의 본관과 특별관으로 구성돼 ESG의 다각적인 면모를 체계적으로 보여줬다. 

본관은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혁신 기술을 선보인 '자원 순환 솔루션관', 에너지 효율과 탄소 감축 기술이 돋보인 '탄소중립·녹색전환관', 정부의 ESG 정책 방향을 소개한 'ESG 정책 홍보관', 일상 속 친환경 제품으로 방문객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녹색 소비 생활관'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특별관은 플라스틱 자원 순환이나 차세대 패키징과 같은 특정 주제에 대한 정책과 그 구체적인 산출물을 연결하여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정책이 어떻게 실물 경제와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구성이었다.

배달의민족에서 발견한 ESG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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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부스 중 유독 눈길을 끈 곳은 '배달의민족'이었다. '배민그린'이라는 이름 아래,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ESG가 거창한 담론이 아닌, 사업의 본질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되는 고민의 결과물임을 보여주었다. 배민의 사례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어느 기업이든 ESG라는 큰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전주기에 걸친 책임, ESG의 본질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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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ESG가 단순히 개별적인 기술이 아닌, 재료-생산-사용-폐기에 이르는 제품의 '전주기(Life Cycle)' 전체를 아우르는 깊은 고민임을 깨닫게 했다. 유명한 모토인 일본 'S'사의 '잘 만들어서 고치며 오래 쓴다'는 ESG의 일부만을 설명할 뿐이다. 

ESG는 제품의 시작인 재료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가'를 묻고, 생산 과정에서는 '오염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나아가 사용 단계에서는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사회에 유익한가'를 고려하며, 마지막 폐기 단계에 이르러서는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다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까지 책임지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주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전시장 내 카페마저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방문객들이 의식적인 참여를 통해 ESG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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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의류, 가방, 학용품 등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떠올랐다.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언제까지 신기하고 특별한 것으로 남아야 할까? 재활용 제품들이 지속가능한 사업 사이클을 갖추기 위해서는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소비자들이 같은 용도의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 디자인, 가격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녹색 소비가 실현될 것이다.


'2025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은 막연했던 ESG의 개념을 '환경 부하를 최소화하고 제품의 전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안전과 인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명확히 정의하며, '친환경 일자리'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시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이제 공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넘어왔으며, 이 거대한 전환의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과 실천을 해나갈 것인지 우리 모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