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카드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개인화된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BC카드는 라이너와 MOU를 체결해 AI 기반 맛집 추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삼성·KB국민·신한카드는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과 함께 AI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있다.
BC카드, 전략적 협약으로 'AI향 서비스' 개발 박차

BC카드가 AI 검색 전문 스타트업 라이너(Liner)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AI 기반 공동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출시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2일 BC카드는 라이너와 'AI향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복잡한 메뉴 조작 없이 평소 말하는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이를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번 협약을 통해 BC카드는 페이북에서 실시간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잇플'(eat.pl) 서비스를 라이너의 AI 기술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오늘 저녁 을지로에서 친구 셋과 시원한 음식에 맥주 한잔 하고 싶어. 웨이팅 없는 곳으로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고객의 성별, 연령대, 과거 소비 패턴을 분석해 원하는 답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해 더 편리한 금융생활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최원석 BC카드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라이너의 AI 검색 기술과 BC카드의 도메인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AI 서비스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라며 "향후에도 AI 기반 혁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BC카드와의 협업으로 선보일 이번 맛집 검색 기능은 산업 간 기술 융합이 사용자의 맥락에 맞는 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AI가 일상 속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려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가 되어야 한다"라며 "이번 협업을 계기로 다양한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AI의 생활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BC카드는 라이너 외에도 국내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미국 AI 전문 기업 데이터브릭스, 퍼플렉시티와도 협력을 추진한 바 있다. 금융과 AI를 결합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AI 역량 강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주력

BC카드 이외에 다른 카드사들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카드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C-LAB 출신 '어니스트AI'와 협력해 AI 기반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했다. 신용점수뿐만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소비 및 결제 패턴을 분석해 연체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걸러내고, 기존 시스템에서 놓쳤던 우량 고객은 새롭게 발굴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대출 등 금융 서비스 과정에서 손실 위험을 낮추고, 고객별로 보다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B국민카드는 '스타트업 오픈스테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AI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해당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신사업을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선정된 기업에는 맞춤형 지원과 함께 투자 유치, 비즈니스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혁신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나섰다. '스타트업 테크블레이즈'(Startup TechBlaze) 공모전을 통해 창업 10년 이내의 유망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들을 발굴하고, 금융 산업에 특화된 생성형 AI 기술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최종 심사를 거쳐 △스마트마인드(자연어 기반 대화형 분석 솔루션) △사페레아우데(문서 업무 자동화 '독스헌트 AI' 솔루션) △마인즈앤컴퍼니(개인화 마케팅 에이전트) 등 3곳의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신한카드와 협력해 최대 3개월간 실증사업(PoC)을 수행했으며, 검증된 기술과 서비스는 신한카드의 내부 시스템과 고객 경험 개선에 적용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독자적인 AI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함께 발전해나가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