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프롭테크 스타트업 한국공간데이터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로부터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2022년 9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지 약 1년여만으로, 회사의 누적 투자 금액은 104억 원이다.
2018년 10월 설립된 한국공간데이터는 설립 직후 출시한 B2B 서비스 '클리니어'를 통해 미화, 수리, 인테리어 등 건물 시설에 필요한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클리니어의 고객사는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SaaS)인 '스페이션'을 이용해 기존 건물 상태 점검에 필요한 업무 방식을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클리니어 사용처는 650개 지점을 넘어섰으며 매출은 창업 이래 매년 2~3배씩 성장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성장한 110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공간데이터는 가맹 서비스이자 청소 창업 프랜차이즈인 '클리니어 위드'를 함께 운영하며 공간관리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대상을 호텔 객실 관리·F&B(식음료)·세탁 등으로 확장했으며 주요 고객사는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 코랄로 바이 조선, 인스파이어 호텔 등이다.
투자사들은 한국공간데이터가 중소형 건물관리 시장 내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 혁신을 만들고 있다고 봤다. 김유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지난 몇 년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추가 고객군 확보와 서비스 확장을 통해 부동산 밸류체인 내 빠른 스케일업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국공간데이터는 이번 투자금으로 스페이션의 고도화 및 업무 자동화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우 한국공간데이터 대표는 "임대인을 위한 건물관리 시장을 장악해 나가며 중소형 건물관리 부문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시장이 많이 얼어붙었음을 몸소 느꼈다. 당사는 고객사 수와 매출을 확장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위축된 시장의 분위기로 투자 유치가 쉽지는 않았다. 이에 투자사들에게 최대한 우리의 성장성과 차별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가지고 접근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기에 아직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외형 확장 지표관리에 집중했다. 한국공간데이터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사 및 고객사의 지점 수 증가, 고객사별 사용 서비스 범위 확장을 통한 객단가 상승, 고객만족도에 기반한 높은 리텐션을 어필했다. 당사는 전년에 비해 고객사 수가 2배 늘어나고 객단가 역시 20% 상승했으며, 90% 이상의 고객 리텐션율을 유지했다.
다만, 2022년까지는 투자사들의 외형 확장 주문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계획된 적자를 보며 사업을 영위했고 당사 역시 '꼭 필요한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닌 '하면 좋을 것 같은 사업' 등에도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을 챙기진 못했다. 이에 2023년 2분기부터는 비용 절감에 많은 노력을 들여 적자폭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었고, 2023년 8월에는 월 단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에는 연 단위 영업흑자를 볼 수 있는 구조 구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위의 노력들을 통해 감사하게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객의 한국공간데이터 의존도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공간관리 산업 디지털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앙통제형 현장 관제 시스템이자 고객에게 편리한 공간관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Spation 플랫폼 연구개발 및 고도화에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한국공간데이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늘려나갈 것이다. 기존 제공하던 시설관리서비스(FM)의 고도화와 더불어 임대인의 고민인 건물 가치상승, 관리비용 절감, 임차인 응대 등의 자산관리서비스(PM)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고객들이 한국공간데이터를 통해 보다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세 번째로, 현장의 서비스 퀄리티를 개선할 수 있는, 한국공간데이터의 톤앤매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클리니어 위드 가맹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2023년 시작한 클리니어 위드 사업은 현장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었고, 적은 창업자본으로 안정적인 월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가맹점주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에 클리니어 위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한국공간데이터의 서비스 제공 가능 지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사의 창업팀은 안정적인 성향이라 일반 스타트업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을 모은 후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고도화 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규모가 큰 부동산 시장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공간에 가장 자주 출입하는 사람이 누굴까'라는 고민을 이어오다 공간 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사님들이 자주 출입한다는 점에 착안해 사무실 청소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게 됐다.
특히 공간관리 시장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규모가 크고 기회가 많은 시장이나, 시장 자체가 아직 낙후되어 있어 개선해 나갈 여지가 많았다는 것이다. 디지털화가 되지 않고 아날로그적인 방법과 수기로 작성된 기록지 등으로 운영되는 공간관리 산업에서 디지털화에 대한 여지는 충분했다. 새로운 공간 유형들이 생겨나면서 서비스의 니즈는 다양해지고 전문화되어 가는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기존 방식대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사는 공간에 자주 출입하는 여사님들을 통해 공간에서 필요로 할만한 서비스 정보들을 수집해나가며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미화, 수리, 유지보수, 비품관리, 사무기기 렌탈, 인테리어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갔다. 현재는 여러 광범위한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고객사별 특성, 필요로 하는 서비스, 공간의 변화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당사에 대한 의존도를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한국공간데이터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시설관리서비스(FM), 자산관리서비스(PM)의 서비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데이터 및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공간 이용자들의 애로사항과 니즈를 QR코드를 통해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들과 내부 관제시스템인 Spation을 활용해 플랫폼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현재는 많이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필요로 하는 서비스 요소들을 쌓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2~3년 안에는 보다 많은 고객사들이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먼 미래에도 현장에서 미화 및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로봇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관제·관리의 영역은 자동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장의 문제를 인식하고,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해결사를 배치하는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은 자동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당사는 현재 이러한 자동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중에 있으며 향후에는 Spation이 컴퓨터 하드웨어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윈도우즈와 OSx와 같은 운영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부동산 관리는 무척 큰 시장이지만, 고객의 관점에서 진정으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업체는 부족한 것 같다. 당사는 고객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창업 전에는 투자자로 금융업계에 종사하며 창업이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창업해 보니 간단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회사의 A-Z까지 모두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전문가 수준의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추가로 사업은 굉장히 고독한 것이며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창업팀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처음엔 대기업 창업주분들께서 '인사가 만사다'라고 하실 때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해당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며 인사관리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본 기사는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 후 작성됐음을 명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