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이전에는 크게 유행하지 않던 호흡기 감염병이 이례적으로 유행하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독감 의사환자 수가 최근 5년 대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항바이러스제를 비롯해 유아기 부모들 사이에서 기침 패치로 일컬어지는 '기관지확장제 패치'의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관지확장제 패치는 독감 및 기타 호흡기 감염병의 유행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 생산 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품절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관지확장제패치
기관지확장제 패치는 전문의약품으로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1일 1회 가슴, 등, 상완부 피부에 부착해 사용한다. 이 패치에는 '툴로부테롤'이라는 주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피부를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어 기관지를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산소 공급과 가래 배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며, 염증 악화를 방지하고 기침을 완화시킨다.
기관지확장제 패치의 적절한 용량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 6개월에서 2세까지의 아동은 0.5mg, 3세에서 8세 아동은 1mg, 9세 이상은 2mg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가려움증, 발진, 떨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부정맥이나 빈맥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노테몬패취(심아제약), 레스날린패취(대화제약), 부테놀패취(팜젠사이언스), 아스날린패취(영진약품), 코부테롤패취(코오롱제약), 키즈날린패취(이연제약), 투브롤패취(한미약품), 툴로스트패취(제이더블유신약), 호쿠라바패취(알보젠코리아), 호쿠나패취(일리코제약), 코프날린패취(일성신약) 등 10여종 이상의 기관지확장제 패치가 판매되고 있다.
'독감 유행 가속화' 독감 의사환자 수 2020년 대비 20배 증가

21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196곳의 의원급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표본감시 결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사환자 수가 61.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19~'23년) 최고 수준으로, 지난 2020년(2.8명)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독감 의사환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한 것으로 의심되나 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을 말하며, 이들은 주로 38.0℃ 이상 발열과 기침‧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최근 4주간 독감 의사환자 수도 △(11.3주) 37.4명 → △(11.4주) 45.8명 → △(12.1주) 48.6명 → △(12.2주) 61.3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연령별로는 7~18세 학생층이 다른 연령보다 발생률이 높았다.

같은 기간 독감으로 인한 입원환자 수도 1,000명을 넘어섰으며, 65세 이상이 전체의 40.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독감 이외 기타 호흡기 감염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과 백일해는 감소 및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월 2주 기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입원환자는 222명으로 전주(258명) 대비 13.9% 줄었으며, 백일해 의사환자는 26명으로 지난 11월 3주 최고점(35명) 대비 17.1% 감소했다.
[항바이러스제 품귀] 정부,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 125.6만 명분 추가 공급
독감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항바이러스제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국가가 비축 중인 항바이러스제를 시장에 추가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 질병관리청은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 1차 회의를 열고 "지난달 국가비축 항바이러스제 31.6만 명분을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125.6만 명분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질병청은 최근 독감 발생 양상 등을 고려해 어린이 접종률 제고를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 다른 관계부처들도 호흡기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아동병원 중 일부 병원에 대해 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백일해로 인한 진료 현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식약처는 향후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전 품목의 수급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시행을 위해 국내 제조 현장을 방문해 생산계획 및 재고량을 파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소아 및 학령기 연령에서 주요 호흡기 감염병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 유치원, 학교 등 교육 현장에 매주 감염병 발생 상황을 공유하고, 예방접종 독려, 개인위생 수칙 및 전파 차단을 위한 지침 등을 안내·홍보하기로 했다.
이날 지영미 질병청장은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통해 각 부처가 힘을 합쳐 신속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추진하고 오늘 논의된 대응 방안들이 차질 없이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관지확장제 패치 품귀] '기침 패치' 품절 대란? 유아기 부모들 고심 커진다

전국적으로 독감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피부에 부착해 약물을 투여하는 기관지확장제 패치(성분 톨로부테놀)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유아기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관지확장제 패치는 특히 알약 등을 먹기 어려운 유아기 환자들에게 널리 사용되는데, 이러한 유아기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0.5mg, 1mg 제품의 품절난이 심각한데다 대체 약품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관지확장제 패치는 생후 6개월에서 3세 미만까지는 0.5mg, 3세에서 9세 미만까지는 1mg, 9세 이상은 2mg 등 나이별 권장 용량이 정해져 있다.
시흥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기관지확장제 패치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있지만, 제품 품절로 인해 약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관지확장제 패치 품귀 장기화되나
기관지확장제 패치의 품귀 현상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 이후 감기를 앓는 유·소아들이 폭증하면서 기관지확장제 패치 수요는 급증했지만, 톨로부테롤 성분 패치제의 오리지널인 '호쿠날린패취'의 국내 공급이 중단되면서 수급 불안정이 악화되면서다.
호쿠날린패취는 2004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줄곧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충족시켜왔으나, 지난 2021년 1월 국내 공급이 중단됐다.
호쿠날린패취 이외에도 국내에는 10여종 이상의 기관지확장제 패치가 시판되고 있으나, 이들 제품의 생산량이 적은데다 소진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앞으로도 기관지확장제 패치의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치 제형의 특성상 다양한 원부자재가 필요하고, 생산설비를 기존 정제 약품 등과 공유할 수 없어 생산시설 구축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품절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기관지확장제 패치에 대한 가격 인상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