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witch)가 한국 사업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트위치의 공백을 누가 채울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출시를 본격화하면서 트위치의 대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트위치와 경쟁해 왔던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 등 리브랜딩 마케팅을 통해 기존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위치] 한국 사업 접는다... 내년 2월 27일부로 모든 서비스 종료

트위치가 한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말부터 한국에서의 모든 트위치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다.

2023년 12월 5일, 트위치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의 사업을 계속 지속할 방법을 모색했지만, 결국 한국에서의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라면서 "그동안 트위치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생계를 의존해오던 한국 스트리머들에게 이번 결정이 큰 실망을 줄 것임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 날인 12월 6일,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트위치 이용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사업 철수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트위치 서비스 종료

한국에서의 트위치 서비스는 2024년 2월 27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 내 사용자는 더 이상 정기구독, 정기구독 선물권, 비트, 터보 등 트위치에서의 구매 활동을 할 수 없다. 또한 한국을 거주 국가로 설정한 스트리머는 트위치를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진다.

◆서비스 종료 관련 일정

2024년 2월 27일, 한국 스트리머 채널 및 한국 시청자에 대한 수익 창출 비활성화

2024년 3월 27일, 한국 스트리머 대상 최종 금액 지급

2024년 6월 4일, 제휴 회원 및 파트너 프로그램 취소

트위치 한국 철수 이유

트위치가 공개적으로 밝힌 한국 사업을 철수하는 주요 원인은 '높은 망 사용료로 인한 과도한 서비스 비용'이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가 트위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클랜시 CEO는 "한국 시장에서 망 사용료는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며, 이 비용은 다른 시장에 비해 10배가량 더 비싸다"라면서 "이러한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의 수익성은 매우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손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한국에서의 서비스 운영을 지속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트위치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한국 시장이 성장할수록 높은 망 사용료로 인해 손실은 더욱 늘어났고, 사업 유지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트위치 한국 철수, 다른 해결책은 없었나

트위치는 과거 3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왔다. P2P 모델 도입 테스트와 최고 화질 축소 등이 그 일환이다.

클랜시 CEO는 "그동안 트위치는 비용 절감을 위해 P2P 모델을 도입해 테스트하고 최대 화질을 720p로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라면서 "그런데도 한국의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운영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라고 전했다.

비용 절감에 힘썼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트위치의 노력

1. P2P 도입

트위치는 한국에서의 높은 망 사용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P2P 모델 도입을 시도했다. 지난해 7~8월 트위치는 일부 채널에서 1080p 이상의 화질로 시청하는 이용자들에게 P2P 요구를 적용한 바 있다.

#P2P(Peer to Peer)

:P2P는 Peer to Peer의 약자로, 중앙서버 없이 클라이언트 컴퓨터 간에 직접 통신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소리바다, 토렌트 등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 A가 동영상을 재생하면 해당 동영상 데이터가 A의 컴퓨터에 임시로 저장된다. 이후 다른 사용자가 같은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중앙서버가 아닌 A의 컴퓨터에서 동영상 데이터를 불러오게 된다.

P2P를 적용하면 트위치와 같이 중앙서버를 관리하는 서비스 제공 업체는 서버 관리비 및 네트워크 사용료에 대한 지출을 줄일 수 있으며, 이를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2. 최대 화질 축소

트위치는 P2P 모델을 실행하는 데 있어 광범위한 구현 문제와 모종의 이유로 추진하지 못하자, 다른 방안으로 한국 내 라이브 영상 최대 화질을 제한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2022년 9월 28일, 트위치는 공식 블로그에 '한국 트위치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9월 30일부터 트위치가 제공하는 채널에서 한국 시청자의 원본 화질을 최대 720p로 조정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트위치 이용자들은 우회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영상 화질을 1080p로 조정해 사용했다. 이에 대응해 트위치는 올해 초 IP를 직접 우회하는 방법을 제외한 모든 화질 저하 우회 프로그램을 차단했다.

그런데도 트위치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지 못했고, 최대 화질을 480p까지 축소하는 방안까지 고민했지만, 법적인 이슈 발생 가능성 등으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3.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트위치는 이용자들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옵션을 만드는 등의 새로운 모델도 구상해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것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트위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트위치 한국 철수, 번복 가능성은?

트위치는 한국 시장 재진출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철수 결정이 취소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랜시 CEO는 "미래 상황을 점쳐볼 순 없지만, 한국의 경제적인 요건이나 상황을 비추어 봤을 때 이 결정이 번복될 상황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위치 철수에 대한 아프리카TV 입장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 대표주자인 아프리카TV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사업을 철수한 트위치를 맹비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수길 아프리카TV 인터넷BJ최고책임자(CBO)는 인터넷 방송 중 트위치를 거론하며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내 플랫폼 경쟁에서) 아프리카TV가 이긴 결과"라며 "지난해 트위치가 신고한 매출이 18억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비싼 망 사용료가 아닌 사업 실패로 인한 적자가 트위치의 국내 사업 철수 이유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앞서 트위치는 '같은 망 사용료를 내는 아프리카TV도 수익을 내고 있는데, 왜 트위치 그렇지 못하냐'라는 한 트위치 유저의 질문에 "아프리카TV의 운영 방식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저희의 상황과는 다르다"라고 밝히며 "아프리카TV가 얼마의 사용료를 내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

또한 "아프리카TV는 한국에서 태생해 운영되고 있는 반면, 트위치는 한국 시장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라면서 "이러한 이유와 상황들로 한국 내 서비스를 유지할 방법을 아무리 강구해봐도 수익성을 낼 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아프리카TV]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숲 대결 구도 형성

출처 = 트위치
출처 = 트위치

트위치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가운데 네이버가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출시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와 아프리카TV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는 트위치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을 통한 리브랜딩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 - 한국 트위치 흡수 전략

출처 = 특허청
출처 = 특허청

네이버가 트위치의 철수 발표 이후 게임 스트리밍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9일 공개 시범 테스트를 거쳐 내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는 치지직의 출시가 트위치의 한국 철수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 네이버가 트위치와 업무 만남을 갖고 트위치 스트리머를 치지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논의한 점, 네이버가 트위치 게임 스트리머들과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네이버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트위치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6일 네이버는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12월 19일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라며 치지직의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는 공지를 게재했다.

공지에 따르면 네이버는 팔로워 수가 1만 명 이상인 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터를 모집·선정하고, 이들의 방송을 모니터링해 개선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치지직에 대해 "치지직이 한국 트위치를 집어삼킬 수 있다"라며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리카TV - 리브랜딩 마케팅 전략

출처 = 특허청
출처 = 특허청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 등 리브랜딩 마케팅을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1위 자리를 차지하려는 새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수길 아프리카TV CBO는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아프리카TV의 사명이 숲 코리아로 변경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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