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2023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에 국내 기업 78곳이 이름을 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2018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국 기업 중 매출 증가율이 높은 500개 기업을 선정, 그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2018년 매출액 10만 달러 이상, 2021년 매출액 1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기업 약 1만 5천여 곳 중 연평균 성장률(CAGR)에 따라 상위 500개사를 선정했다.
이 중 일본 기업이 136곳으로 1위를 차지, 한국은 78개사로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싱가포르(75개사), 인도(73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30위권 안에 든 한국 기업은 해긴(2위), 킥더허들(15위), 조인앤조인(23위), 지비소프트(27위)이다.
해긴(Haegin)

해긴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골프스타>, <낚시의 신>, <홈런배틀> 등의 개발 총괄자이자 컴투스의 공동 창업자였던 이영일 대표가 2017년 9월에 설립한 모바일게임 회사다. 설립 이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온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 현재 모바일 게임 <홈런 클래시>, <오버독스>, <익스트림 골프>, <플레이투게더> 등을 서비스하며 한국을 포함한 일본·대만·북미 등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해긴은 지난해에만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약 1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2022년 2월 시리즈B 펀딩을 통해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스톰벤처스·카카오게임즈·넵튠·넷마블 등 국내외 대형 투자자로부터 1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같은 해 5월 SK스퀘어·SKT의 500억 원 보통주 신규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해긴은 지난 2년간 세 차례에 걸친 연봉 인상, 임직원 대상 성과급 및 스톡옵션 지급, 사옥 확장 이전 등을 추진하며 직원 복지 및 근무환경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
현재 해긴은 내달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둔 모바일 RPG(롤플레잉게임) 신작 <데미안 전기: 시간의 해적단>의 사전예약 사이트를 오픈, 참여 유저를 대상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선지급하고 있다.
킥더허들(Kick The Hurdle)

2018년 설립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은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핏타민'을 비롯해 스포츠·운동 분야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다중채널네트워크(MCN)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핏타민은 약사와의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처방받을 수 있어 구독자로 하여금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약사가 직접 설계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피토틱스'를 선보이며 헬스케어 업계에서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킥더허들은 지난 1월 현대백화점과 헬스케어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각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해 헬스케어 상품 및 서비스 판로 확장에 나섰다. 인플루언서가 참여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마케팅 효과를 제고하고 MZ세대를 겨냥한 헬스케어 특화 체험형 스토어를 오픈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킥더허들의 연결기준 2021년 매출액은 109억 6천만 원으로 전년(29억 9천만 원) 대비 266%의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8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펀딩에 성공하며 누적 투자금 142억 원을 확보했다.
조인앤조인(Join And Join)

2018년 1월 설립된 식품 스타트업 조인앤조인은 비건 디저트와 그의 원료를 제조하는 브랜드 '널담'을 운영하고 있다. 널담은 밀가루, 달걀, 우유, 버터 등을 첨가하지 않고 디저트 본연의 맛을 구현하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평을 얻었다. 이에 더해 설탕 대체재를 사용해 당을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채워 넣은 저당·고단백 쿠키를 출시하는 등 '건강한 디저트'라는 차별점을 내세우며 2019년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향후 널담의 글로벌 출시를 위한 행보도 눈에 띈다. 조인앤조인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식품음료전 '푸덱스 재팬 2023'에 참가해 자체 푸드테크 기술에 기반한 널담의 비건 제품을 선보였다. 당시 조인앤조인 담당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에 참여해 해외 수출 및 자사 제품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올해는 수출 부분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한국 비건 식품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조인앤조인은 생물공학적으로 설계된 효모를 이용해 '친환경 식물성 계란 흰자 단백질'을 연구·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디저트용 대체난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식문화를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다. 해당 기술은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효모 구축, 균주 선별, 유전인자 변형 등의 개발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비소프트(GB Soft)

지비소프트는 2017년 설립된 비접촉 생체신호 측정 솔루션 개발사로,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지비소프트의 사업 영역은 크게 건설 및 제조, 모빌리티, 의료, 생활 편의로 나뉘며 이들 분야의 공통된 핵심 경쟁력은 원천기술이다. 지비소프트는 비전(vision) 기반 비접촉 방식의 생체신호 측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혈액이 빛을 흡수하는 성질을 활용해 심장이 수축·이완할 때 반사된 빛의 양을 감지하고 혈관의 떨림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생체신호를 얻는 기술이다. 이에 맥박, 산소포화도, 혈압, 발열, 스트레스 지수 등의 측정뿐만 아니라 안면위변조 탐지 및 근태관리 등의 용도로도 활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지비소프트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7억 원으로 출발해 2020년 21억 원으로 3배가량 증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역시 34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며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현재 지비소프트는 미국, 브라질, 태국 등 글로벌 유수기업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비소프트 박기범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고도화를 실현함으로써 건설과 자율주행, 원격 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핵심 기술로 관련 분야의 세계 1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