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지분 확보를 통해 음악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SM의 최대 주주인 이수만이 이사회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카카오, SM 지분 9.05% 확보… '2대 주주 올라서'

7일 카카오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SM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CB)를 통해 114만 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를 통해 SM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와 함께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과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욘드 코리아' 비전 실현을 위해 SM과 손잡고 음악과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기획 및 제작 역량, 플랫폼, 아티스트 등 독보적 IP 밸류체인을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구자로서 글로벌 한류 및 K-POP 열풍을 선도해온 SM이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SM은 향후 각사의 해외 파트너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추진하고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음반·음원의 제작 및 유통 등 음악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미래 사업에 대한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수만 "불법 유상증자·CB 발행에 대해 법적 대응 나설 것"

SM의 최대 주주이자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카카오의 이번 지분 인수를 두고 '위법행위'라며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7일 이수만 프로듀서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입장문을 통해 "SM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그간 이수만 프로듀서는 얼라인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지난 1년여간 얼라인파트너스는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행동을 벌였고, 그 중심에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있었다. SM은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조기 종료했고, 이후 지난달 20일 SM의 공동대표이사인 이성수·탁영준이 최대 주주와는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수용함으로써 내부 분열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SM의 이사회는 제3자에게 일방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함으로써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대하고 지배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했다"라며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수만 프로듀서는 현재 SM의 지분 18.8%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등 기관투자자들과 소액투자자들이 SM의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있어 이수만 프로듀서가 압도적인 의결권을 행사하긴 어려운 구조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