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3~16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서울국제유아교육전 & 키즈페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600여 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하며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를 입증했다.
0세부터 10세 자녀를 대상으로 한 행사장은 자녀의 성장에 맞춰 교재나 완구를 교체하려는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대형 전문 출판사와 유명 놀이용품 부스에는 현장 구매를 위한 인파가 몰리며 부스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책과 완구의 홍수, 하지만 '교육 이론'의 부재

현장의 주류는 단연 유아용 책과 놀이 기구였다. 대형 출판사들이 전집류를 포함한 다양한 서적을 선보였고, 블록과 같은 유명 완구 브랜드들이 대형 부스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시 전반의 구성을 보면, 체계적인 교육적 이론 배경이나 철학보다는 아이들의 즉각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품 위주로 구성된 인상이 짙었다. 소비자인 학부모들의 구매 열기는 뜨거웠으나, 콘텐츠의 깊이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다.
스타트업 기회의 땅 '에듀테크' 시장

이번 전시에서 스타트업이 공략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보였다. 전통적인 교구 시장을 넘어 캐릭터 IP 사업이나, 완구 등에 기술(Tech)을 접목한 '에듀테크' 분야가 대표적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에듀테크 시장은 '육아'라는 명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다만, 시장의 경쟁 강도는 매우 높다. 이미 수많은 플레이어가 뛰어든 '레드오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의외로 시장 진입 장벽이나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허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경험'이 기획이 되는 시장

이 시장에 접근하는 젊은 스타트업들의 한계점은 명확하다. 바로 실제 육아를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 분석 데이터만으로 접근하는 한계다. 이 경우 소비자의 핵심 요구(Pain Point)를 놓치기 쉽다.
반대로, 팀 구성원의 개인적인 경험이 곧 서비스 기획이 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시장이기도 하다.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한 어려운 기술(Deep Tech)이 아니더라도, 작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공략할 수 있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이 에듀테크 시장에는 많이 존재한다. 특히 주소비층인 '젊은 엄마들'의 감각과 아이디어가 빠르게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현장에서 본 기존 대형 브랜드들의 상품 구성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시대적 '감각'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기회 요인이다. 대형 회사의 신규 사업이든, 초기 스타트업이든, 유아 교육 시장은 인류가 계속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매력적인 시장임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