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상장 직후 '따따블' 직행한 큐리오시스, 바이오 분야 랩오토메이션 시장 확대 수혜 기대

2025-11-17     최미래 기자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생명과학 소부장 전문기업 큐리오시스가 상장 첫날(13일)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 달성에 성공했다. 개장 직후 큐리오시스 주가는 공모가(22,000원) 대비 300% 오른 8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그대로 마감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300%까지 오른 것은 큐리오시스가 처음이다.

앞서 큐리오시스는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각각 1031.39대 1, 2203.9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모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외 투자기관 2,210곳 중 2곳을 제외한 99.9%가 희망밴드(18,000~22,000원)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고, 의무보유 확약비율도 55.7%에 달했다.

큐리오시스의 투자 포인트로는 바이오 분야 내 랩오토메이션 시장 확대 수혜가 꼽힌다. 랩오토메이션은 소프트웨어와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실험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으로, 생명과학 연구, 진단, 제약 등 바이오테크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랩오토메이션 규모는 2033년 183.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큐리오시스 사업 분석

출처 = 큐리오시스 IR Book

큐리오시스는 바이오·생명과학 실험실의 자동화 혁신을 주도하는 랩오토메이션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2015년 설립 이후 독자적 원천기술을 내재화하며, 자동화 장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핵심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대표 제품군으로는 자동화 라이브셀 이미징(Celloger)과 랩오토메이션(CPX, Cellpuri, MSP-320) 등이 있다.

셀로거 시리즈는 인큐베이터 내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장기간 관찰할 수 있는 4세대 자동화 라이브셀 이미징(살아있는 세포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시각화·정량화하는 기술) 시스템이다. 초저전력 구동 설계로 장비와 인큐베이터 온도 차이를 0.1도 미만으로 낮추고, 광학계 이송방식을 적용해 세포의 오염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기존 이미지 센서는 높은 전력 소모와 장비-인큐베이터 온도 차이로 결로가 발생하고, 플레이트 이송방식으로 시료가 흔들리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셀로거 시리즈는 전 세계 29개국에 420대 이상 판매됐으며, 글로벌 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ODM 공급을 확대 중이다.

CPX는 바이오 파운드리 인프라의 핵심인 자동화 콜로니 피킹 시스템이다. 미생물이나 세포를 배양한 배지에서 특정 콜로니(세균 또는 세포의 집합체)를 자동으로 이미지화하고 분석해 특정 콜로니를 선별해 분리·이동시킨다. 자동화 콜로니 피킹 시스템은 1990년대 미국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인류 게놈 프로젝트를 위해 최초로 개발한 이후 2000년대 들어 다수 기업들이 상용화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제조사로는 큐리오시스가 유일하다.

큐리오시스의 CPX는 세계 최초로 공기압력 및 컴프레서 없이 96핀 제어를 모터로만 구현한 '완전 전동식 핀 제어 방식'을 적용해 99% 이상의 정확도와 경쟁 제품 대비 5배 이상 높은 고정밀 해상도를 자랑한다.

셀푸리 시리즈는 원심분리 없이 세포를 농축하거나 원하는 혈액 성분만 손상 없이 여과할 수 있는 자동화 세포분리 제품이다. 회사는 미세유체 기반의 세포 농축 및 혈액성분 분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군을 '셀푸리'라는 브랜드명으로 상용화했다. 기존 원심분리 기반 방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 세포치료제용(Cellpuri-C), 백혈구 분리용(Cellpuri-L), 혈장 분리용(Cellpuri-P) 등 세 가지 제품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MSP-320은 디지털 병리 슬라이드를 자동으로 스캔하는 기기다. 기존 광학현미경을 이용해 육안으로 진행하던 병리 검사를 디지털 이미징 시스템을 이용해 디지털화했으며, 슬라이드당 14초 이내 속도로 320개의 병리 슬라이드를 동시처리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식약처 인허가를 받았으며, NEP(신제품 인증) 인증도 획득했다.

큐리오시스 자금 사용계획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DART)

큐리오시스는 확정 공모가(22,000원) 기준 264억 원의 공모금을 조달했다. 이 중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257.3억 원을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중점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먼저, 큐리오시스는 확보된 자금 중 73.8억 원을 시설 자금으로 배정했다. 용인 공장의 증축이 핵심 투자처다. 현재 회사는 연면적 1,482㎡ 규모의 2단계 증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3단계 최종 증축을 통해 4,113㎡ 규모의 생산 공간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회사는 연간 1만 7,500대의 장비와 1,000만 개의 소모품 및 시약 생산 능력을 확보, 매출 기준 약 2,000억 원 규모의 생산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184.2억 원은 연구개발자금(130억 원)과 생산·시험평가자금(54.2억 원)으로 각각 투입된다. 향후 3년간 6종의 신제품 출시를 통해 4세대 자동화 라이브셀 이미징 분야의 선두주자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고처리량 스크리닝(HTS) 요구에 특화된 셀로거 M시리즈 4종(M26, M22, M32, M36)을 출시할 계획이며, 해당 시스템 개발에 72.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바이오 파운드리의 필수 장비인 자동화 콜로니 피커 개발에 26.5억 원, 다중모드 디지털 병리 기기 개발에 13.2억 원, 미세 유세칩 기반 세포 치료제용 대용량 자동 구동 시스템 개발에 17.8억 원을 배정해 첨단 바이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 생산·시험평가자금에는 신제품을 위한 금형과 시제품 제작, 인증 및 시험평가비용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