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SK AI Summit 2025: '글로벌 AI 플랫폼' 선언한 SK, '효율 경쟁' 앞세워 AI 수요 대응

2025-11-11     서동욱 기자
사진 = 인베스트

지난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5'(SK AI 서밋)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AI 시대를 맞이하는 SK그룹의 전략적 방향과 강력한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현장이었다.

'AI Now & Next'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해 '대한민국 대표 AI 행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규모를 뛰어넘어, '글로벌 AI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그간 SK의 연례행사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SK 테크 서밋'이라는 이름으로 그룹의 ICT 역량을 공유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SK AI 서밋'으로 확대 개편하며 외부에 개방했고, 올해는 그 규모와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AI는 혼자 할 수 없고 파트너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폭발적인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효율 경쟁'을 제시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증산, AI 인프라 구축, 적극적인 AI 활용 전략을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AI 인프라(SK텔레콤)와 핵심 부품(SK하이닉스)을 모두 보유한 SK그룹의 전사적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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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구축하려는 '생태계'의 모습도 구체화됐다. 앤트로픽,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카카오, LG AI연구원, 크래프톤, 신세계아이앤씨 등 국내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는 SK가 단순 파트너를 넘어, 경쟁사 및 이종 산업과도 협력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의 AI 경쟁력과 SK 서밋의 위상을 조명한 것 역시, SK가 의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현대그룹 등이 보여준 AI 및 스타트업 관련 행사가 특정 창업 지원 부서나 개별 조직의 의지로 비쳤다면, 이번 SK AI 서밋은 그룹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전사적 의지'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사진 = 인베스트

행사 내용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산출물에 집중했다. '소버린 AI', '에이전틱 AI', '제조 AI' 등 산업 전반의 주제별 세션에서는 실제 현장 구현 사례가 공유됐다. 또한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역량,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6G 'AI-RAN',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등 SK그룹의 핵심 역량도 빠짐없이 소개됐다.


SK AI 서밋 2025는 SK가 AI를 단순한 기술적 과시가 아닌,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제 시장의 기대는 이 거대한 생태계 전략이 얼마나 빠르고 구체적인 사업적 성과, 즉 '숫자'로 증명될 것인지에 쏠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