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낙후된 석재 유통시장, 왜 아직도 '전화 주문'이 기본일까? 봄찬, 석재 공급망 혁신 모델 제시

2025-10-13     최미리 기자
출처 = Canva

건설업은 특성상 한 번 공사가 시작되면 멈출 수 없다. 특히 조경, 외장재 등 외부 마감 공정에 사용되는 석재는 납품 지연이나 품질 불량이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자재임에도 석재 유통 시장은 여전히 20~30년 전 방식에 머물러 있다. 전화나 팩스로 견적을 받고, 주문 후 정확한 납기나 수량 확인조차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더 큰 문제는 이 시장의 구조적 특성이다. 석재는 무겁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유통은 지역 단위로 파편화돼 있다. 고객은 인접한 판매처를 고를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공급자 우위의 폐쇄적 가격 구조로 이어진다. 게다가 석재 시장은 50대 이상 고령 인력 비중이 77%를 넘는 초고령 산업이기도 하다. 신세대의 유입은 거의 없고, 자연스레 시스템 혁신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 석재 수요는 ESG 경영 트렌드와 함께 친환경 자재로서 꾸준히 증가 중이다. 우리나라 석재 수요 역시 주거·상업용 건설, 인테리어, 조경 등으로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만, 채석 규제로 인해 국내 석재 사용분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의존도가 무려 72%에 달한다. 수입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유통 혁신은 전무한 실정이다. 

◆'석재 산업의 비효율을 정조준' 봄찬의 공급망 혁신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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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봄찬'이다. 봄찬은 온라인 커머스 기반의 수입 석재 유통사로, 전국 단위 배송, 효율적인 공급망 시스템, 고객 맞춤형 제품 생산이라는 세 가지 전략 축을 통해 석재 시장의 근본적인 혁신을 시도 중이다.

봄찬은 기존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대응하지 못하던 고객의 다양한 니즈(색상, 질감, 크기, 포장 방식)를 글로벌 다수 공장과 협업하며 선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가공, 수입까지의 전 과정을 설계하며 고객 맞춤형 석재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2024년에는 단 20일 치 재고만으로 연매출 11억 원, 영업이익률 28%라는 효율적인 운영을 실현했으며 2025년에는 연매출 20억 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5년 2월, 1,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로 확장 이전한 이후 WMS 기반의 재고 관리와 VSM 기반의 출고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B2C 중심이던 매출 구조를 점진적으로 B2B로 확장하고 있으며, 산림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스타벅스 등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B2B 리텐션 비율은 86.3%로 업계 평균을 압도한다.

창업자인 박지흠 대표는 삼성SDI와 독일 콘티넨탈 등에서 공급망 최적화 및 글로벌 공장 운영 경험을 쌓았고, 스타트업 물류 시스템 구축 경험 또한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석재 산업의 혁신은 단순한 온라인 판매를 넘어, 공급망 전반의 재설계와 운영 전략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Q.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핵심 시장 문제 또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는?

봄찬은 낙후되고 파편화된 석재 유통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석재는 물리적으로 무겁고 크기 때문에 유통이 지역 단위로 파편화돼 있고, 이로 인해 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이나 품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고령화된 산업 특성상 시스템 혁신이 더딘 가운데, 다양한 고객 니즈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한다.

 

Q.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만의 독창적인 솔루션은?

온라인 기반의 전국 배송 시스템, 운영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그리고 동남아시아 제휴 공장과의 협업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고객은 더 이상 지역에 묶이지 않고, 온라인으로 합리적인 단가와 정확한 납기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복잡한 세부 니즈도 맞춤형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수입 석재 유통 전 과정을 저희가 직접 설계하고 관리함으로써 기존보다 높은 고객 만족과 이익률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또한 진입 장벽이 높은 레거시 산업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Q. 주요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와 비즈니스 모델은?

자갈, 판재, 경관석 등 다양한 석재 제품을 수입·유통하고 있으며, 82개의 고객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B2C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B2B로는 산림청, 스타벅스, 구리시청, 홍천군청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다. 용인에 1,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동하며, 하루 1,200박스 이상을 출고할 수 있는 인프라도 완비돼 있다. 2025년 9월 기준 영업이익률은 28%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맞춤형 석재를 직접 수입한 후,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판매하는 구조다. 기존 석재 유통업체와 달리 단순 유통이 아닌,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 기획 및 생산, 물류 최적화까지 전 과정을 내부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마진 없이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Q. 핵심 타깃 고객층과 해당 시장 규모는?

핵심 타깃 고객은 크게 세 분류로 구분된다. 첫째는 자택을 직접 꾸미려는 4060 개인 고객, 둘째는 석재상·건설사·인테리어 업체로 대표되는 B2B 고객, 셋째는 산림청과 각 지역의 시군구청 등 관공서다. 각 고객군마다 니즈가 명확히 다르기에, 맞춤형 영업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국내 수입 석재 시장만 약 1조 5,752억 원이며, 전체 석재 시장에서 수입 비중은 72%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성장성이 매우 높다.

 

Q. 회사의 기술적 차별점과 지금까지 이룬 주요 성과는?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 맞춤형 생산 체계'와 '데이터 기반 공급망 최적화'다. 기존 업체 대부분은 기성 제품을 재고로 운영하거나, 복잡한 커스텀 요청을 수용하지 못한다. 반면 봄찬은 해외 각국의 다수 공장에서 색상, 질감, 포장 방식 등 고객의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국내에서 빠르게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 기준으로 연매출 11억 원, 영업이익률 28%를 달성했으며, 국내 석재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를 확보했다. 고객 평점은 4.9점으로 매우 높고, 연간 재고회전율은 17.6회로 업계 평균의 9배 수준이다. 또한 산림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스타벅스 등과 B2B 계약을 체결하며 B2B 리텐션율 86.3%를 기록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다.

 

Q. 회사의 성장 계획과 최종 비전은?

봄찬은 10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 B2C에서 검증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B2B·관급 시장 확장을 본격화한다. 이미 산림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스타벅스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내년부터는 대형 건설사와의 파트너십을 추진할 예정이다.

둘째, AI 기반 공급망 혁신에 집중한다. 현재 준비 중인 팁스(TIPS) R&D 과제를 통해 수입 단가 예측, 품질 자동 판별, 글로벌 상품 정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석재 유통의 디지털 표준을 선도하고자 한다.

셋째, 글로벌 진출이다. 2026년 이후에는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 채널을 통한 수출과 동남아시아 제휴 공장 M&A를 통해 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2029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 1조 5,000억 원 시장을 넘어 글로벌 친환경 건축자재 유통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본 기사는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 후 작성됐음을 명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