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치매·알츠하이머 치료 솔루션 기업 뉴로핏, 기관 수요예측·청약 '완판'…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시장 '정조준'
뉴로핏이 7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청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뉴로핏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15일부터 16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1922.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28만 1,651건, 증거금은 약 6조 7,2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상장공모는 200만 주 전량 신주모집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사주조합 3만 주(1.5%)를 제외한 197만 주(98.5%)가 일반청약자(25%)와 기관투자자(73.5%)에게 각각 배정됐으며, 확정공모가 기준 공모규모는 280억 원이다.
청약에 앞서 뉴로핏과 미래에셋증권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가를 희망밴드(11,400~14,000원) 상단인 14,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이달 4일부터 5거래일간 진행된 수요예측은 국내외 기관 2,444곳이 참여해 1,08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가격미제시 기관(22곳)을 제외한 99.1%가 공모가 상단 이상을 신청가격으로 써냈다. 기관투자자 상당수가 보호예수 신청에 참여하면서 확약비율도 총수량 대비 12.08%에 달했다.
이러한 흥행은 국내 증시의 상승흐름과 함께 AI 산업 성장 기대감, 최근 신규 상장주들의 연이은 주가 강세 등이 이끌었다.
하지만 뉴로핏 역시 상장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버행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그동안 뉴로핏은 자체 AI 뇌영상 분석 기술을 토대로 시드부터 시리즈C까지 투자 단계를 거치며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왔다. 이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율이 45.87%(상장 후 지분율은 30.78%)까지 확대됐다. 뉴로핏의 상장 첫날 유통가능 물량은 35.91% 수준이지만, FI의 보호예수가 대부분 1~3개월 이후 해제됨에 따라 오는 10월 말에는 73.9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뉴로핏 사업 분석
2016년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진 출신 빈준길·김동현 공동대표가 설립한 뉴로핏은 AI기반 뇌영상 분석 기술로 진단부터 치료까지 뇌질환 전주기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빈준길 대표의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경험이 창업 계기가 됐으며, 두 공동창업자는 GIST에서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뇌질환 의료 솔루션 분야에 뛰어들었다.
뉴로핏의 핵심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뇌 MRI 분할 기술 '세그엔진'(SegEngine)에 있다. 이 기술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뇌 영역별 해부학적 특성을 학습시켜 기존 8시간 이상 소요되던 뇌 분할 과정을 1분 내로 단축시켰다. 더불어 15~20%에 달하던 기존 기술의 연산 실패율을 1.3%까지 대폭 낮추며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또 세그엔진은 1분 만에 97개 뇌 영역의 자동 구획화를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뉴로핏 아쿠아(AQUA) △뉴로핏 아쿠아 AD(AQUA AD) △뉴로핏 스케일 펫(SCALE PET) △뉴로핏 테스랩(tES LAB) △뉴로핏 잉크(innk)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 중 '뉴로핏 아쿠아 AD'는 '뉴로핏 아쿠아'의 알츠하이머병 특화 버전으로, 항아밀로이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뇌영상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치료제 투여 전 환자 적격성 평가부터 치료 중 부작용 모니터링, 투약 후 치료 효과 분석까지 종합적인 기능이 포함된다.
뉴로핏의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2020년 4,500만원에서 시작해 2021년 1억 원, 2022년 7억 원, 2023년 16억 원, 2024년 22억 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은 2022년 0.9%에서 2023년 1.5%, 2024년 18.1%로 급격히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영업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2024년 영업손실은 14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6% 확대됐으며, 2025년 1분기에도 약 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적자와 관련해 회사 측은 2027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289억 원의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뉴로핏의 해외 진출 성과는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회사는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미국 FDA, 유럽 CE, 일본 MHLW, 싱가포르 HSA, 태국 TFDA 등 주요국에서 총 35건의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했으며, 일라이 릴리,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와 연구 협력 및 데이터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뉴로핏 자금사용 계획
뉴로핏은 코스닥 상장 공모를 통해 공모가(14,000원) 기준 280억 원을 확보했으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약 274.8억 원을 뇌질환 AI 솔루션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계획은 레켐비, 키순라 등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시장 급성장에 맞춰 설계됐다.
구체적으로 뉴로핏은 상장 자금 중 약 90%에 해당하는 247억 원을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이 중 대부분은 핵심 제품인 뉴로핏 아쿠아, 뉴로핏 스케일 펫, 뉴로핏 아쿠아 AD의 고도화 작업에 사용된다. 특히 회사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핵심 개발사를 통해 확보한 대규모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데이터셋을 활용해 제품의 검증과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신규 기술인 뇌동맥류 검출 기술(SCALE MRA), 뇌관류 분석 기술(SCALE CTP), 뇌자극치료 솔루션 개발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연구개발 자금에는 연구진 인건비와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연구용역비, 데이터 구매비용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자금은 영업채널 확대(9.2억 원)와 마케팅 강화(18.4억 원)에 각각 배정됐다. 회사는 국내외 협력사 및 대리점 판매와 기술지원 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외 영업을 위해 마케팅 활동과 주요 컨퍼런스 참석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제약사 및 의료기기사와의 파트너쉽 강화한다는 목표다. 뉴로핏은 세계 헬스케어 시장에서 미국 40~50%, 유럽 30%, 일본 10%, 한국 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공략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