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자동차 보안 솔루션 기업 아우토크립트, 글로벌 규제 대응 앞세워 IPO 흥행… 기술특례 상장사 중 '최고' 경쟁률
자동차 소프트웨어 보안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가 일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1,406.42대 1을 기록하며 2025년 기술특례 상장 기업 중 최고 흥행을 달성했다. 이번 청약은 3~4일 양일간 진행됐으며, 총 20만 4,540건이 접수돼 5조 4,147억 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앞서 지난달 24~30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2,403개 기관이 참여해 99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기관의 98.54%가 공모가 희망밴드(18,700~22,000원) 상단 이상을 제시했고, 최종 공모가는 22,000원으로 확정됐다. 확약 비율은 5.28%로, 이 중 77%가 3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특히 이번 IPO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IR에 참석한 모든 자산운용사가 실제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아우토크립트의 독자적인 자동차 보안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확장성, 강화되는 사이버보안 규제 환경에 주목했다.
아우토크립트는 21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양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유럽연합(EU)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규제인 '사이버 복원력법'(Cyber Resilience Act, CRA)에 대응할 수 있는 TS(Technical Service) 인증 자격을 아시아 최초로 보유하고 있다. 앞서 EU는 지난해 말 2027년부터 유럽 내 커넥티드 차량에 사이버보안 요건을 의무화하는 입법안인 CRA를 공표했다.
아우토크립트 사업 분석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 내·외부 보안 위협에 대응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차량 암호응용 개발 및 검증, 차량통신 보안 및 인프라 운영 등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사업 영역은 크게 차량 내부시스템(IVS) 보안과 차량 외부통신(V2X) 보안으로 구분되며, 주요 제품은 '위협 완화-검증-신뢰제공-관찰·대응'의 4가지 보안 단계별 6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IVS 보안' 부문에는 차량 제어기 및 전장에 적용되는 보안 솔루션을 비롯해 전장 개발 전후의 검증 및 테스트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보안 솔루션, 차량 보안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보안 관리 제품 등이 있으며, 'V2X 보안' 부문에는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V2I), 차량-보행자(V2P) 통신 보안 제품, 보안 인프라 운영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2024년 기준 아우토크립트의 매출은 230.5억 원이며, 전체 매출의 약 69%가 IVS 보안 부문, 31%가 V2X 보안 부문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88%는 내수, 12%는 수출에서 나왔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유럽·중국·북미의 완성차 및 산업용 기기 제조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 CRA, RED 3.3 등 새로운 보안 규제에 대응하는 컨설팅과 솔루션 수주가 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이 선정한 '2024 글로벌 자동차 사이버보안 혁신 기업' 톱3에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해당 평가는 전 세계 2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회사는 아시아 태평양 기업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자리했다. 아우토크립트는 차량 내 임베디드 보안부터 V2X 통신, 전기차 충전 보안(Plug & Charge), 인증 기반 인프라까지 미래차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우토크립트 자금 사용계획
아우토크립트는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순수입금 약 302억 원(공모가 22,000원 기준)을 인력 확충과 연구개발(R&D), 신규 인증 자격 취득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부내역을 살표보면 가장 많은 자금인 224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배정됐다. 이 중 217억 원은 공인시험소, TS(Technical Service) 자격 운영 인력 확충에 투입된다. 2029년까지 총 95명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며, 이들은 주로 사이버보안 인증 평가 업무를 담당한다.
TS는 자동차 산업에서 사이버보안 인증을 평가할 수 있는 공식 자격이다. 아우토크립토는 해당 자격을 기반으로 완성차 제조사(OEM)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필수적인 CSMS(사이버보안 관리체계), SUMS(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체계), VTA(차량 형식승인) 인증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R&D에는 52억 원이 배정됐다. 자율주행차 시장에 대응해 전남 영암 자동차 인증센터를 구축하고, UN 규정과 국제 인증 표준을 준수하는 시험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항목에는 프로세스 관리 솔루션 개발, 차량 사이버보안·소프트웨어 관리 시스템 테스트 솔루션 구축, 자동 차선 유지시스템(ALKS) 솔루션 개발 등이 포함된다.
이외 자금은 자율주행차 평가·인증 분야 신규 사업 추진에 사용된다. 세부적으로 공인시험소 ISO 국제표준 인증(5종), 네덜란드 교통국·스페인 산업부 TS 자격 취득 및 연장 등에 33억 원이 배정됐다. 특히 회사는 2026년 상반기 스페인 자격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총 3년간 자격 연장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