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네이버·카카오에 이어 SK, AWS와 손잡고 7조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소버린 AI' 가속화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필수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국가 AI 주권 확보를 위해 GPU 1만 장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건설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SK,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기업과 지자체들도 잇따라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AI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됨에 따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이뤄졌으며, 현재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도 적극 검토 중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며, 정부는 법안 심의 과정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SK, AWS·울산시와 손잡고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한다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울산광역시와 협력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설립한다. 20일 SK는 'SK-AWS 울산 AI DC 건립 계약 체결식'을 열고,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공식화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총 7조 원이 투입되며, 2027년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AWS의 높은 기술 수준 요구를 충족하고 AI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냉각·전력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며, 향후 청정 연료를 활용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전환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ICT(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 AX) △에너지(SK가스, SK멀티유틸리티) △반도체(SK하이닉스) 등 분야별로 SK그룹 계열사가 총동원된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AI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5년간의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과 운영을 총괄한다.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 등도 인프라 구축과 전력·시스템 설계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SK는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SK는 이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개발과 활용에 필수적인 컴퓨팅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AI 서비스 창출은 물론, 국가 전체의 AI 대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디지털 트윈,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 혁신을 통해 울산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규모 AI 인프라 조성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AI 스타트업의 울산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AWS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는 한국의 정치·경제적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는 수천~수만 대의 서버와 대규모 스토리지를 갖춘 시설로, 한 번 건설되면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투자는 앞으로 한미 간 경제 및 안보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국내외에 자체 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자체적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AI 인프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AI 인프라 전문기업 '넥서스 코어 시스템즈'(NCS), 글로벌 투자사 '로이드 캐피탈'(LC)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지역 전역에 소버린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오는 4분기 1단계 사업 착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및 운영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모로코에 500메가와트(MW)급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조성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NCS, LC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플랫폼 운영을 담당하며,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AI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통합 제공한다. EMEA 지역 내 데이터 주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저장부터 처리,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현지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소버린 클라우드·AI' 구조도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자체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카카오는 경기도 남양주에 약 6,000억 원을 투입해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디지털 허브(가칭)'를 설립한다. 해당 센터는 2029년 준공될 예정이며, 고성능 AI와 미래 기술 수용이 가능한 고집적 서버 환경으로 조성된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설계되며, 카카오는 자사 핵심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이지스자산운용, 1.8조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MOU 체결
부산시는 최근 이지스자산운용과 총 1조 8,000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역 기반 AI 인프라 거점 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번 MOU에 따라 이지스자산운용은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 일원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2기를 건립·운영하며, 300여 명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지역 인재로 우선 고용하고,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및 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협력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시는 약 3조 4,920억 원의 생산, 1조 3,320억 원의 부가가치, 7,57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설계 및 건축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 시장은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로 AI 및 디지털 산업 생태계 기반 강화,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거점 도시로 도약하는 데 있어 큰 전기가 될 것"이라며 "부산시는 앞으로도 기업과 함께 미래산업을 이끄는 최적의 도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