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칼럼]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이중성

2023-02-02     서동욱 핀업파트너스 대표
출처 = Pixabay

전문가가 비전문가인척하는게 쉬울까요, 아니면 비전문가가 전문가인척하는게 쉬울까요? 이 글을 쓰며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대부분 후자가 쉽다고 이야기합니다. 쉽다기보다는 많다의 의미로 이해를 했습니다.

투자를 하는 저는 늘 비전문가의 시각에서 BM을 보고 마켓을 묻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접근해야 사업의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업의 내부에 들어가면서 점점 깊어지는 전문가의 질문을 가져갑니다. 사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은 최소한의 전문성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이것이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비전문가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3자 시각' 또는 '객관화'의 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서적이나 몇 개의 분석 리포트를 통해 얻은 지식을 일반화하면서 전문가인척하는 사람은 전문가일까요, 아니면 비전문가일까요? 저는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이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이지만 앞에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을 배려하여 비전문가처럼 이야기할 수도 있고, 본인보다 더 전문가와 이야기하기 때문에 비전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비전문가끼리 이야기할 때는 한두 개의 경험으로도 상대적 전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는 '넓이'가 아닌 '깊이'의 의미입니다. 전문가는 어떤 분야에서는 비전문가이면서도 어떤 분야에서는 전문가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서로 다른 어떤 분야에서는 분명 전문가일 것입니다. 그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가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시작은 아무것도 모르는 진짜 비전문가였지만, 관심, 시간, 경험, 공부, 멘토링, 자격증 등등을 거쳐 지금의 분야 전문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바로 앞 책상의 상사가, 미팅 자리에서 가르치려 드는 클라이언트가 어쩌면 '그 일'에서는 전문가 일수 있습니다. 그 전문성을 하나하나 흡수하며 나도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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